舞鶴山 무박산행

무학산은고향마산의산이고,어릴적부터오르내린산이다.

오르는길도많고내려오는길도많다.눈에익고발걸음에도익숙했던산이다.

그산을고등학교졸업후마산을떠나면서잊고살았다.

그산은그래도항상그곳에있으려니하는,고향을생각하면푸근함을주는산이다.

무학산을오랜만에올랐다.왜무학산생각이났는지다른특별한의미는없다.

그런건있다.마산과함께너무길게잊고살았다는자책감같은게,

새해을맞아한살나이를더먹으니수구초심이랄까그래서무학산을찾게한것같다.

또이런계기도있다.선배한분이서울생활을청산하고마산엘내려갔다.

그선배가무학산초입에계시는데,하시는일이목욕탕이다.

산아래에있는목욕탕,그리고그주인이선배.뭔가조합이잘이뤄진계기가아닌가.

(광포식당까치복국)

마산에도착하니새벽3시를좀넘겼다.그길로택시를타고선창가.그리고광포식당.

거기서그렇게먹고싶어했던복국을식초를듬뿍쳐먹었다.고향의음식을먹어야

고향산에오를힘을담보하는게아닌가.

목욕탕입구에들어서니선배는신문을보고계셨다.새벽5시를조금넘겼다.

너무이른시간이다.그시간인데도선배는기다리고계셨다.

형수와’업무교대’를하는과정을옆에서지켜봤다.알뜰살뜰한생활이다.보기에도재미있다.

선배를따라무학산을오르는길.초입은예전의지명이었지만,모습은말그대로상전벽해다.

의신여중도그대로있는데,우리어렸을적그때와는주변이너무변했다.

그때의신여중은주변이온통밭이었다.탱자울타리윗길,서원곡오르는산길이이어지고있었던

그시절의무학산오르는길이었다.예전산을오르내리며지나던으스스한화장터는

이미없어진지오래고,그자리에는무슨상가건물이들어서있었다.

관해정도그시절의관해정과는딴판이다.그때는한참을오르는산중에있었기에

산아래시정과는달리뭔가고즈녁한분위기를느낄수있었던곳인데,지금은

도로에서조금오르니,그곳에있었다.모습을옛그대로이지만,느낌을달랐다.

선배는역시잘오른다.산티아고콤포스텔라순례길1천킬로미터를주파한선배다.

산은눈길의연속이다.마산이오랜만에눈폭탄을맞은탓이다.

조금을오르니미끄럽다.무릎때문에오랜만에오르는산이다.금새헉헉댄다.

선배는묵묵이앞서오른다.쉬어가잔말도없다.한참을올라능선도달하기전어느봉우리에서

사진을빌미로좀쉬었다.저멀리마산앞바다가일출속에아련거린다.

무학산에서바다를보니비로소아,내가마산에와있구나하는생각이든다.

무학산은그래도높이가7백미터를넘는산이다.우리어릴적에는학교뒤로보이는

지금의학봉(鶴峰)이정상인줄알고있었다.그러나그곳이정상은아니다.정상은’서마지기’이다.

‘서마지기’가어딘가.어릴적에는그곳이학봉을지나한참을가야나오는,

아주먼곳으로만알고있었다.그러나막상산에붙어오르니그리먼곳은아니었다.

능선길을한참오르니,어느지점에선가앞으로둥그스런봉우리가눈에들어온다.

봉우리에태극기가펄럭인다.태극기가있는봉우리가정상이었고,그곳이바로’서마지기’였다.

정상아래로계단길이이어지고있다.계단마다에는일력이적혀있다.

이름하여’건강365일계단’이라는것.1월이지나면2월로이어지는,

그렇게해서합이365계단이다.

정상엔사람들이드문드문했다.산행시간으로봐서는

두시간반정도걸렸다.앞서도달한선배는먼저내려와정상아래대피소에있었다.

태극기깃대옆으로정상임을알리는표지석이있었다.지리산천왕봉은아닐지라도그래도

무학산정상의표지석이다.흔적은남겨야지하는심산이평소하지않은일을하게한다.

바로스마트폰셀프촬영이다.처음해보는치기어린짓거리지만그래도고향의무학산아닌가.

카톡으로그것을마누라에게보냈더니바로답장이온다."등산하러마산갔구나."

내려가는길.선배는내무릎상태를고려해시간은좀더걸리지만평탄한길을택했다.

마산여중쪽으로내려가는길이란다.역시미끄러운눈길이다.

선배는근자에영세를받았다.결혼과함께약속한것을수십년이지나’결행’한것이다.

내려오면서주고받은얘기는그래서종교와여행등그와관련된것이다.

영세를계기로어떤신부님을알게됐는데,그분이예전선배회사에근무하던지금은고인이된직원의

친동생이었다는것.사람간의인연은그런형태로도우리들을결속시키는힘이되기도한다.

이런저런얘기로내려오는길은힘이들지않았다.

다시목욕탕.뜨끈한물에몸을풀었다.바지런한선배는그러면서도목욕탕일을게을리하지않는다.

선배와목욕,그리고많은얘기가함께한무학산산행이었다.

선배는다음산행을예기하신다.

다음엔그리일찍올필요는없다.서울서새벽한시버스를타라.

마산도착하면다섯시정도될것이다.목욕으로몸을풀고요기를하고천천히오르자.

다음엔그렇게해다시또오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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