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詩人의 ‘絶筆’ 선언
詩를잘알지못하는사람들도人口에회자되는아름답고뜻깊은詩몇구절은대개알고있다.이가운데이詩구절도포함될것이다.‘연탄재함부로차지마라/너는/누구에게한번이라도뜨거운사람이었느냐.’이시를쓴사람은安도현시인이고제목은‘너에게묻는다’이다.하찮은소재를가지고이렇게뭉클한휴머니즘을깃들게하는그는타고난시인이라고밖에할수가없다.그런시인이느닷없이시를쓰지않겠다는絶筆선언을했다.작가가글을쓰지않겠다는절필은예사로운일이아니다.

작가그자신에게도그렇겠지만독자입장에서도마찬가지다.절필을하는이유가있을것이다.두가지로짐작해볼수있다.하나는작가자신의결단에의한것이다.글쓰기에는진통이따른다.작가에게는완성이있을수없다.항상미완성이라고생각하면서완성을추구하는내면적부조화에따른진통을수반할수밖에없다.소설가박범신은1993년한창잘나갈때절필선언을한다.‘상상력의우물이마른느낌’이그의절필이유의변이었다.절필의또다른이유하나는외부에의한것이다.

글로인한필화가그원인일수도있겠지만,정치적인탄압등에의해표현과창작의자유가박탈되면서타의에의해펜을꺾게되는경우가이에해당된다할것이다.안도현시인의경우어디에해당될까.그는트윗을통해그의절필의변을밝히고있다.한마디로요약하면박근혜대통령때문이다.“박근혜가대통령인나라에서는시를단한편도쓰지않고발표하지않겠다.나같은시인하나시안써도그녀가행복했으면좋겠다.다만오래가지는않을것이다.”이게전문인데,그후한인터뷰에서“현실을타개해나갈능력이없는시를오래붙들고앉아있는게괴롭다”고했다.

이유가분명하다.안시인이글을쓸수없는이유가박근혜현정부때문인것이다.절필의이유로특정인을지칭했다는점에서이는어떻게보면타의에의한절필이라는느낌을준다.하지만,인터뷰행간에서읽혀지는것은꼭타의에만의한것이아니라는생각이다.한마디로좀이상한형태의절필선언이다.무슨곡절이있을것같아좀들여다봤더니,그는지금재판에계류중이다.그는시인이면서정치에참여했다.자의반타의반에의한것이었다고하지만,어쨌든그는지난해대선때야당후보측선거참모로적극적인활동을했다.야당후보의공동선대위원장으로있으면서시인특유의감각으로SNS에서설전을펼쳤는데,이게좀너무나갔다.“박근혜후보가도난문화재로등록된안중근의사유묵을갖고있다”는글을올렸다가,사실이아닌주장을퍼뜨린혐의로기소된것이다.그의절필선언은지난11일첫공판을일주일앞두고나왔다.재판을앞두고심리적인부담도있었을것이다.

사실안시인이지난19대총선당시민주당공천위원을맡으며정치판으로발을들여놓았을때이를우려하는시각도많았다.그게얼마되지않아절필로이어지고있는현실이답답하다.여러관점이있겠지만,결국은정치가우리시대한유망한시인을망쳐놓고있는게아닌가하는안타까움이다.안시인이다시금마음을가다듬고좋은글로우리곁에시인으로다시돌아올날을기대한다.그래서차라리절필의변이이랬었더라면좋았을것이라는생각이든다.“뭘잘모르고정치판을좀구르다보니시와문학에대한감각과방향을잃었다.감과방향을다시찾기위해잠시글쓰기를중단하고자한다.마음이잡혀지면그때돌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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