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기행6 : 겨우살이준비 이야기

지난토요일에집을출발하여시골에가서1박을하고어제늦게집으로돌아왔다.이번에시골에간주요목적은손주를보느라지친심신을쉬기도할겸하여겨우살이준비를하기위함이었다.차가밀려서늦게시골에도착하여보니나무잎들은벌써낙엽이되어서다떨어지고,나뭇가지들만앙상하게남아있었다.가서먼저한일은농사라고지은밭에남아있는비닐을걷어서태우는일이었다.밭한가운데에비닐을모아놓고잡풀들을긁어모아불을놓았더니,연기가피어오르자어디서방송소리가나며"지금은산불방지강조기간"이라하면서자동차가달려왔다.무안하여재빨리불을끄고서는사과를하였다.나머지비닐은어제새벽에일어나서안개가자욱하고서리가내린밭가운데서겨우태워버렸다.예전에그밭에서농사지으시던분이비닐을태우거나모아서폐기물장에버리지않고그냥밭에묻어버려서지금도비닐이나오고는한다.

가서집주위를둘러보니집뒷산이발매를하여벌거숭이가되어버렸다.집주위풍광이아주볼품이없어져버렸다.풍광은그렇다치고,내년여름에장마가지면산사태가나지않을까하는걱정이앞선다.

같이간동서가밭을정리하는동안에나는집안마당의나무들과집주위나무들을전지를대충하여주었다.안마당의나무를전지하노라고자세히보니모란나무가지에아주작은여름철새가쓰다버린새둥지가매달려있었다.여름철에는커다란모란잎으로가려있어서보이지않고,거의집이비어있었으니얼마나좋은보금자리이었는가하는생각이들었다.

마당옆의은행은누가털어갔는지거의없어서,같이간여자형제분들은집뒤에있는아주커다란은행나무밑에가서은행을주어와서,은행을고무다라에넣고발로밟아서껍질을제거하고물로행구어서토방에말려서4봉지로나누어서가지고왔다.올해는은행이많이열리기도하였지만알이매우굵어서품질이아주좋다고본다.

그리고가장중요한일은겨울의수도관의동파를방지하기위하여수도관을차단하고,각수도꼭지를열어놓고,안마당의수도는비닐로꽁꽁싸서묶어놓았다.보일러는부동액을보충하여놓고온도표시판에는0도로맞추어놓고왔다.만약에동파를방지한다고상온을유지하려면상당한기름이소모될것이다.나의경험으로는부동액으로보일러관을채워놓으면별탈없이겨울을나고는하였다.

또다른겨우살이준비는겨울동안먹을곡식을사오는것이다.주로옆집에사는처제동창생댁의농사지은것을사오고는하였다.미리전화로사올품목과수량을말하여놓고내려갔다.이번에사온품목은쌀,현미찹쌀,찹쌀,검은콩(보통서리태라고한다),수수,들깨등이다.차에싣고와서아파트에들어올리기좋게20Kg단위로포장하여달라하여가지고와서낑낑거리면서아내와같이들어올렸다.

우리의60-70년대의겨우살이준비는시골농촌에서는벼등을수확하고저장하기,볏짚으로엮어서초가지붕새로하기,김장하기,겨울용땔감하기,그리고겨울끝에먹으려고밭에구덩이를파고배추,무우,파등을묻는것이주요한일이었다.그러면농촌에서는아침저녁으로굴뚝에서연기가피어오르고,외양간에는소가누워서되새김질하고,어느집사랑에서는촌노들이모여서새끼꼬는그런풍경들이30여년전의우리농촌의모습이었다고볼수있다.

도시에서는겨우살이준비로제일먼저연탄을미리들여놓아서말려서아궁이에넣어땔수있도록하며,쌀몇가마를작은방에쌓아놓고,김장을하면대개의겨우살이준비는다되는것이었다.

예전에는각가정마다배추를100-200포기씩하여김장독에담가놓고서겨우내주요반찬으로삼아식생활을하였다고볼수있다.무우는동치미,짠지,깍두기,생채등을담갔고,총각무우로는총각김치를담갔으며,파김치도담가서먹고는하였다.요사이는각가정에서담그는김치양이아주적어졌다.그원인은핵가족화와음식의서양화에따른현상이라고본다.그리고김장김치가옛날보다맛이덜한것같다.그이유는김치냉장고에김치를보관하기때문이라고생각된다.김치는김장독에서서서히숙성되어야제맛을낼수있다고본다.

이번에가서는오래간만에붕어찜을하여먹고왔다.붕어를잡는집에전화를하여보니붕어가있다하여가자마자차를가지고담수호옆에서고기를잡는어부네가서4Kg정도의붕어를사왔다.사가지고와서는내가수도가에앉아서붕어를손질하여아내에게주어서요리를하도록하였다.거기모인식구들이오래간만에제대로된붕어찜을맛볼수있었다.붕어찜은요리하기가좀복잡하다.우선손바닥만한붕어를산채로구해야하며,붕어배를갈라서내장을깨끗이제거하고비늘을전부칼로긁어내고,가위로지느러미를잘라내고하는등의손질을해야한다.요리순서는먼저냄비에콩기름과물을붇고붕어를넣어1차끓인다.그리고물을부어내고,다시거기에각종양념들,검은콩,양파,마늘,고추장,설탕,소금등을넣어서중불로2시간이상을졸여야제대로된붕어찜맛을볼수있다.

이제가을이끝나고겨울이오지만식물들은이미내년봄을준비하는모습이보였다.목련은하얀털이감싸고있는봉우리가가지에달려서이미크고있으며,매실나무는일찍봄에꽃을피려고꽃망울이맺혀있었다.

사람들은도겨우살이준비를하는것은따뜻하게겨울을보내려고하는것이지만,다시오는내년봄을맞으려는희망을품고차가운북풍이불고눈이쌓이는겨울을이겨내는것이다.자,이겨울을잘보내고내년봄에다시가서밭을일구고,각종나물을뜯을것을기대하면서지내자.한해란시골몇번다녀오면일년이라는세월이휙지나가고는한다.아마도현역에서은퇴한우리에게는순환속도가점점빨라지리라고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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