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를 버린 세대의 종교전쟁?
BY mhfx ON 10. 12, 2004
프랑스원로소설가로제그르니에(Grenier·85)가예술원
50주년기념국제심포지엄에참석하러서울에왔습니다.작품집
‘물거울’,에세이집‘내가사랑한개율리시즈’등으로
잘알려진그의글과단편들은투명한언어와웅숭깊은
해학으로‘프랑스의안톤체홉’,혹은‘20세기모파상’
으로불릴만큼많은사랑을받고있습니다.독일점령하에레지
스탕출신인그는전후(戰後)에장폴사르트르,알베르
카뮈같은대작가와도친밀하게교유했으며,가스통
바슐라르에게사사했습니다.지금까지중요문학상을거의
석권했고,1985년그의전작품에대해아카데미프랑세즈
문학대상이수여됐습니다.
그와인터뷰는10월12일오후2시서울반포동에있는대한민국
예술원에서이루어졌습니다.상당히원로한나이에다가
전날10시간이넘은비행기여행이있었음에도
그르니에는매우또렷한어조로명확한논니를세우며얘기를
전개했습니다.통역은한국외국어대학교통역번역센터의이향
통역사가맡았는데,매우인상적일만큼잘했습니다.
-당신은이번강연에서‘오늘의문학은어디로가고있는것
인가’라는주제로말씀하실예정입니다.오늘의문학은어디로
가고있습니까?
“변명같지만그주제는내가고른게아닙니다.그나저나고백
할것은내가그답을모른다는점입니다.시간을통해,여러
국가를통해문학여행을한다는점에서나쁜주제는아니라고
봅니다.문학은미래를예측하기는커녕현재를말하기도힘듭
니다.우리는신중해야합니다.19세기에살았던사람들도당시
에스탕달,네르발,보들레르를제대로알아보지못했습니
다.”
-당신은젊었을때알베르카뮈가주도했던‘콩바’지와‘프
랑스수아’지에서기자생활을20년넘게하셨습니다.알베르
카뮈와당신과는어떤관계입니까?카뮈가당신을소설가로데
뷰하도록도왔습니까?
“카뮈를만나기전에도나는글을썼습니다.1944년콩바
(Combat)의편집국장이던카뮈가나를채용했는데,그신문은
레지스탕스지로명성을떨쳤습니다.콩바기자들은거의대부분
작가였습니다.딴사람들이쓰고있었기에저도계속쓸수있
다고생각했습니다.”
-특히당신은한국독자들에게‘사르트르·카뮈’논쟁에서
“카뮈가옳았다”고손을들어준발언으로잘알려져있습니
다.사르트르·카뮈논쟁이란무엇입니까.카뮈가옳았다는것
은무슨뜻입니까?
“나는카뮈가옳았다고한기억이없는데요.(웃음)나는사르
르트가발간하던유명한잡지‘현대’(르탕모데른)에도원고
를출판하고있었기때문에그와도친했습니다.그러나사르트
르보다는카뮈와더친했던것이사실이지요.사르트르·카뮈
둘사이의갈등은예고된거나다름없어요.사르트르는부르주
아출신에학벌도좋았고,카뮈는가난한서민출신이었기에둘
사이에공통점도없었습니다.그들은전후에우연히만나우정
을키우는듯했으나카뮈가소설‘반항아’에서공산주의에대
한반대입장을표명하고,사르트르가공산주의에호감을표시
하면서갈등이비롯됐습니다.그렇지만카뮈가죽었을때가장
훌륭한추도문은사르트르가썼습니다.”
-기자로서산다는것과소설가로산다는것은어떻게다릅니까?
왜프랑스에는기자겸소설가가많은지요?
“작가는돈벌이가안됩니다.그래서작가는대개세컨드잡을
갖고있습니다.프랑스작가는교수출신이많고,독일작가중
에는라디오방송인이,이탈리아작가는광고회사에근무하는
사람이많습니다.내가글쓰기를시작할때는기자출신이라는
것이사람들에게나쁜인상을주었습니다.신문사에서는기사나
잘쓸것이지왜소설까지쓰냐고했고,출판사에서도‘이소
설,기자가쓴거요?’라는말은결코칭찬이아니었습니다.그
러나지금은많이달라졌지요.어떤기자가소설을출간하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