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조은사진첩‘우리가사랑해야하는것들에대하여’
샘터221쪽9500원
인간은가슴이아파야만비로소위안을얻는희귀동물이다.
(그쵸?된통앓고나서야선량한눈빛을회복하듯이말이에요.)
이책은부산의
원로사진작가인최민식의사진에시인조은이글을붙였다.
사진에눈길이한번붙들리면쉬떨어질수없을만큼가슴에
선명한핏금이그어진다.간신히눈길을옮겨
조은이쓴50자안팎의글귀를읽으면서절망의
구덩이와희망의봉우리를급격하게왕래한다.
최민식과조은이이루어내는그절묘하고
따뜻한현기증을느끼시라고이사진첩을독자들께권한다.
(이사진첩을보시면
자신도모르게이마에손을짚게된다는사실을
경험하게될겁니다.
우리가누리고있는안온함과
그사진속의주인공들이견디고있는
불안함이수십만볼트의전압을발생시키면서
번개칼처럼내려치는현기증때문입니다.)
이책은‘우리는언제나삶을봅니다’같은소제목밑에모두일곱개의장으로
나뉘어있다.그리고각장에는열석장에서열다섯장의사진이실렸다.대체
적으로1인당국민소득이몇백불의수준에머물러있던시절을담은인물사
진들이지만왠지전혀낯설지가않다.
지금도아기에게젖물린그아낙이,산행길의멋쟁이를물끄러미
바라보는그지겟꾼이,떨어진신발의그소년이
있던곳에가면
그들의체온이고스란히남아있을것만같다.삶의긴장을
젖은눈으로견뎌냈던시절은체온의기억을쉽사리놓치지않는다.
가난은그저하나의장식(裝飾)이었다.
(써놓고보니그렇네요.가난이장식이라니요…..
불편하지만부끄럽지는않은것이가난이었는데,
지금은가난한것이분노인것같아요.유혹에약하게만드는
컴플렉스포인트이고요.)
최민식은지난50년동안오로지가난한사람들을찾아다녔고,그결과는열
두권의‘인간HUMAN’시리즈로완성돼있다.조은은시집‘사랑의위력으로’
‘무덤을맴도는이유’‘따뜻한흙’,그리고동화‘햇볕따뜻한집’,산문집‘벼
랑에살다’는냈다.
/김광일기자ki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