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글씨’ 불편과 불쾌의 차이에 대해

최근한석규가주연한영화’주홍글씨’가개봉됐고사람들의관심을끈것기억하십니까.

근데요,영화는이걸분명히해야될것같아요.

관객을"불편"하게만드는영화와,관객을"불쾌"하게만드는영화는분명히다르다구요.

또어떤의미에서건상투성을피할수는없을것인데요,

아니다시말해서상투적인것을어떻게끌어안느냐가성패를결정할것같은데요,

가령,감독은관객을향해"이것은당신도알고있는수법이고나도알고있는수법이다"

는커다란전제를깔아놓고,"그러나이것부터는내가여러분께처음으로선보이는나만의

것,나도처음해보는것,그래서이세상에서처음으로선보이는것"이라는자신감을보여

줘야하는것인데요,이게없으면왠지찜찜해요.

그런데그것을만들려면감독은끊임없이스스로를배신해야합니다.

지난번영화를배신하고,어제를배신하고,익숙한얼굴의배우들을배신해야만

아무도몰랐던독창성이나오는것이래요.

불쾌한것이아니라,불편하게만들고,상투성의한계선에대해솔직하고,그리고

스스로를끊임없이배신해야만하는것이지요.

이영화는기대에부응하지못했습니다.사진관이라는소재를어떻게하면,거미집의

사진관과다른모습으로보여줄것인가에대해고민하지않았습니다.

카메라워킹을위한세트를성실하게헌팅하지않았습니다.전국을이잡듯뒤지든

아니면해외로나가든해서라도,영화도입부의10분동안은원경의절대감을

자아내게했어야만전체적인영화의맥이살아있게되는것이거든요.

리얼리티와존재감을뛰어넘기위해만들어낸감독의의도적설정이리얼리티의

아름다움을능가하기는커녕그발밑에도미치지못함으로써,차라리인정사정볼것없다

에나오는,있음직한형사의모습에비해서한없이누추한형사의모습을그려버리고

말았습니다.

비틀리면비틀리는것대로,왜곡됐으면왜곡된대로,그나름의통일성과미학이있는

법이거든요.애초에설정한자신의미학에두발을디뎠으면,그영화가끝날때까지는

그법을지켜야합니다.그러나이영화는리얼리티와설정을왔다갔다했어요.

머리통이깨져나간살인현장으로달려가는최초초반부의형사의모습,그리고영화가

다끝나갈무렵,형사배지를떼어내고현직에서떨려난형사가사건현장을다시찾아

진짜범인과대화를나누는장면은불편이아니라불쾌의전형같은것이었습니다.

이미다른영화에서수십번이상보아온포맷이고플롯이고진행인데도불구하고

감독은마치처음보여주는듯한태도를보였기때문입니다.상투성의한계에대한솔직함

을드러내는순간부터무엇이독창적인것이될것인지가비교적선명하게드러나는

법이지않겠습니까.당신생각은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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