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뷰캐넌지음’세상은생각보다단순하다’를꼭읽으십시오.부탁입니다.지금아시아를강타한지진의비밀에대해그리고그것들을지배하고있는혼돈스러운질서의기미에대해우리는모종의짐작을할수있게됩니다.저는이책을손에잡자마자너무도흥미진진하게읽었습니다.그러나제가문학담당이어서이책의리뷰기사를쓰지는않았습니다.대신이책에대해미디어서평을쓴다른신문사의동료기자들의글을여기에퍼놓습니다.한번읽어보시지요.
<출판사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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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이책에서주목하는과학적개념은’임계상태(criticalstate)’.별것아닌원인에도과도하게민감한반응을보여서격변이일어날수있는상태를말하는것이다.지진과산불,고속도로의통행량,주가의오르내림,상품의가격변동,그리고사회네트워크등광범위한영역에서네트워크가’임계상태’에서스스로를조직화하는자연스런경향을보인다.
임계상태는’격변’을설명하는데유용하다.비평형상태의사물들이서로영향을주고받는그물망에서발전하는자연스러운패턴을알면소용돌이치는대기에서인간의뇌까지방대한영역의자연현상을쉽게이해할수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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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세상事는‘차면뒤집어지는’모래시계(2004-09-04오전12:00:00) |
손쓸겨를없이격변에휘말리는것이세상사다.전쟁이터지고지진이나며주가가폭락하곤한다.자연세계와인류역사는그본질적인불안정성으로인간을괴롭혀왔다.미래를내다보고미리대처한다는발칙한상상은공상과학소설과영화의소유물일뿐현실에서는가당찮은얘기다.세상사는앞으로도예측불가능한영역에속할것이고,많은부분에서인간은속수무책일수밖에없을것이다.왜그런걸까.수학과물리를다동원해도왜이방정식만은풀수없는것일까.제임스글리크의‘카오스이론’이나로저르윈의‘복잡성개념’으로덤벼봤지만판정패였다.세상은생각보다더복잡하고들쭉날쭉이다.이난해한추상화를구상화로바꾸려는노력은계속되었다.그러다가현대과학자들은최근새로운사실을발견했다.“변덕스럽고급격한세상의변화들에‘보편적패턴’이존재한다”는것이다.과학전문기자인저자는이내용들을꿰어서설명하고있다.자연현상이든인류역사의사건이든모두이틀에집어넣어해석할수있다고주장한다.그는왜우리주변에예측할수없는것투성이인지를말해주고있다.1987년몇몇물리학자들의모래더미게임은작은시발점이다.탁자위에모래알을뿌려봤다.모래산이점점쌓이다가경사가가팔라지면모래알은경사면을타고조금씩흘러내리게된다는사실.어느순간모래알하나에도모래산은와르르무너져더낮은상태가되는데,이런현상은끝없이반복된다.이처럼별것아닌원인에도과도하게민감한반응을보여서격변이일어날수있는상태를‘임계상태’(criticalstate)라한다.임계상태에서더이상견디지못하고‘폭발’해버리는현상은자연과인간의삶곳곳에깔려있다고저자는갈파하고있다.지진을예로들어보자.지진현상에는어떤규칙성도없다.주기적으로일어나지도않고경고도없다.저자는지진을예측하려는시도자체가헛수고라고잘라말한다.예측이불가능한이유는“지구맨틀위의지각이이루는단층의네트워크가임계상태이기때문”이다.인류역사에서도유사한현상이일어나고있다.가령고대의악티움해전을보자.안토니우스는클레오파트라의아름다움에반해선단을이끌고전쟁에나갔으나결국이해전에서옥타비아누스에게패했다.클레오파트라의아름다움을언급하지않고서는이전쟁을설명할수없다.그러나이것이일반적인원인이될수는없다.사건은보다복잡하게연결돼있다.전쟁으로치달을여러조건들이충만한상태에서클레오파트라의아름다움은모래더미게임에서의마지막모래알같은역할을한것이다.1천만명의사망자를낸1차세계대전의발발원인도마찬가지다.19세기후반유럽은길고평화로운오후같은시대였다.그러나내부에서는‘모래알’들이하나씩쌓이고있었다.독일은호전적이었고팽창욕구로가득했으며참전국들은지나친자신감에차있었다.여기에점화를한것은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페르디난드대공의저격사건이었다.인류사의경로는이처럼아주사소한일에의해서도격렬하게변한다.임계상태에이르면자극의크기는문제되지않는다.자연현상에서도큰규모의지진에큰원인이있고,작은규모의지진에작은원인이있는것이아니다.저자의주장은신선하지만그만큼비판의여지도많이남겨두고있다.그논지의유효성은오직시간만이증명해줄것이다.다만세상을다른각도에서볼수있도록한그의재능은기억할만하다.앞으로또누군가그의주장을갈아엎을새로운이론을들고나올때까지마크뷰캐넌의이름은회자될것이다.김희봉옮김.1만5천원.-경향신문조장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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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과학도역사도우발성이지배한다(2004-09-04오전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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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생각보다단순하다〉를읽는일은생각처럼단순하지않다.이론물리학박사이자과학전문기자인저자는물리학·생물학은물론,경제학과역사학의심연을자유자재로파고든다.‘격변하는역사를읽는새로운과학’이라는부제가말해주듯,지은이는물리학을발판으로역사를다시정의내리려는야심찬기획을품고있다.역사의빙벽을오르기위해그가준비한‘비평형물리학’이라는외줄은위태롭지만팽팽한긴장으로과거와현재,자연과학과인문과학을잇는다.비평형물리학의세계는모래더미에모래알하나씩을떨어뜨리는컴퓨터시뮬레이션에서가장잘드러난다.어떤모래알은단하나의모래알을움직이고말지만,또다른모래알은무더기전체를붕괴시킨다.두가지사태의원인은동일하다.바로모래알하나다.여기서예측가능하거나규칙적인일은없다.이때의모래더미는질서와비질서의투쟁이팽팽히맞서무너지기직전인‘임계상태’를유지한다.임계상태에서는아주사소하고우연한일이격변을불러일으킨다.임계상태에놓인지구의지각은사소한충격으로수십만명의목숨을뺏는강력한지진을일으킬수도있고,감지되지도않는사소한지진을일으킬수도있다.이런비평형물리학의세계에도일정한규칙이있다.바로‘멱함수’다.무너지는모래알수가두배가되면사태는두배쯤드물게일어난다.강력한지진은소규모지진보다일정한비율로덜일어난다.‘프랙털’의기본구조도유지한다.작은부분을들여다보면,전체의구조를닮았다.전체는부분을반복한다.분자의세계에서일어난일이생태계전체에도적용된다.개념의복잡함보다는그인식지평의생소함때문에언뜻이해하기쉽지않은비평형물리학은이제자연과학을넘어인간의역사에적용된다.그동안역사가들은어떤결정적이유를통해역사를‘일반론’적으로설명해왔다.그러나지은이는증시변동과도시형성,전쟁등에대한연구결과를통해‘인간사회’에존재하는임계상태를드러낸다.우발성이지배하는임계상태의인간사회에서는작은우연이미래의길을완전히틀어놓을수있다.사건의복잡한연쇄경로를설명하는결정론적법칙은없다.단지수많은사건의연쇄에서나타나는통계적패턴인멱함수와프랙털구조가발견될뿐이다.“결정화되는눈송이가만들어지는방식은역사전개의완벽한예”라고지은이가말할때,그것은비평형물리학이역사전개까지설명한다는선언이다.인식지평의근본을뒤흔든다는점에서이런주장은충격적이다.힘들게오른비평형물리학의빙벽이역사에대한불가지론으로이어지고있다는혐의도있다.어쩌면지은이는붕괴직전의임계상태에놓인세계를향해모래알하나도유심히지켜보라고일러주고싶었는지도모른다.-한겨레신문안수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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