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폐인의 하루

새해벽두모든사람들이신발끈조여매고열심히어디론가뛰어가는것같은데,나혼자만뒹굴뒹굴하고있는것같아불안하신분들도있을것같습니다.그런분들을위해베르너엔케의책한권을권해드립니다.사실은최대한게으르고나태하게보내는1월한달도꽤의미있다고저는생각합니다.마치시내자동차운전때듣게되는충고처럼,"정지는다른차보다한발먼저,출발은다른차보다한발늦게",하듯이말입니다.모두먼저출발선을박차고나갔다고해서그들이결승점에먼저도달하는것은절대아닙니다.프로들은알지요.그들중에상당수는중도탈락,중도포기,자격몰수패를당하고,그들중몇몇은결승점을바라보며주저앉고말것입니다.선수들은전체적인리듬을생각하고,체력의안배를생각하면서느긋하게출발합니다.우선뒹굴뒹굴부터하고봅니다.이책은’게으름’이왜우리에게미덕인지를아주재치있게그리고있습니다.뒹굴뒹굴때곁에두고읽기에’딱’입니다.그림도좋구요.

베르너엔케‘행복한폐인의하루’(열린책들)중에서제가밑줄쳤던몇군데맛보기로드립니다.

-일어나야할시간이가까워지면….자는속도를늦춘다
-아무것도안하면,그것은아무것도안하는것이아니다.
-“오늘은민헨생일이야.이컵을선물하면어떨까?”
“그러지뭐.”
“1마르크50이었어.커피숍에서샀어.이놈의가격표,너무잘붙어서뗄수가없네.”
“이리줘봐.”
“1마르크50이라고분명히보여.연필로적혔는데지워지지도않아.”
“좋은수가있어.숫자를약간긁어지우고똑같은연필로앞에숫자2를적는거야.그러고는1을7로만들어……자,봐라!27마르크50이됐어.그다음에는전체를약간지워서보일듯말듯하게만드는거야.”
“대단하다.이제는우리가27마르크50짜리싸구려잔을선물하는것을창피하게생각하는것처럼보여.”
-배우는아름다운거울을찾는다
-“새로운작품의주제는무엇입니까?”
“사후의삶에관한것입니다.”
“문학작품인가요?”
“아닙니다.당연히실용서지요.”
-“하로.너,글쓴다며?정확히노리는독자층이누구야?”
“주요독자층이무엇인지모르는사람모두.”
-정신이말똥말똥한때보다더심한숙취상태는없다.
-“자,어서,빨리일어나!”
“벌써오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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