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동인문학상 심사

“이제특수한독자들이아닌일반독자들을찾아가는작품이나와야합니다.”
2005동인문학상새해첫독회에서7인심사위원회(박완서유종호이청준김주영김화영이문열정과리)는‘올해의소설문학’을전망하고,보통독자들을배려하는소설쓰기를주문했다.“현실이열악하니까더열심히들쓰는것같은”(이문열)분위기는분명하지만,“내용이너무어려워지고있다”(김화영)는것이다.

“일제때도그런시기가있었습니다.세상에통화(通話)는많아지는데통화의위기는증폭됩니다.메시지가기호화되면서아는사람만알게되는것이지요.좋다는작품일수록통화량은줄어들고저혼자수직으로솟아버리는현상이벌어집니다.”(이청준)

“연말에여러외국책들을읽으면서느낀놀라운점은외국책은읽기쉬운데우리책은너무어렵다는점입니다.이게웬일입니까.외국책은앞뒤문장이명쾌하게연결된경우가많은데우리책은왜이렇게썼을까를줄곧생각해야했습니다.”(김화영)

“90년대이후사건의절실성이사라지자세상을폭넓게조망하는잡념이끼어들었습니다.이잡념이지식으로바뀌었고,한분야를끈질지게탐구하는대신단편화되어넓게퍼지는현상이일어났습니다.”(정과리)

“지식이라기보다정보로봐야옳겠죠.젊은작가들의소설에흔히보듯이전체를바라보는눈은없고대신파편화된상태로그자리에서소비되는정보들입니다.”(유종호)

“그전에는할얘기가많은사람이소설을썼는데,지금은할얘기가없는사람이소설을쓴다고합니다.(웃음)우리소설들은단편위주로발전하다보니밀도가강해졌고,그때문에장편도웬만해선싱거우니까장치를많이해서불필요하게어려워졌습니다.”(김화영)

“잘못된문예이론탓도있습니다.함의가많은애매함을높이치는것,두번설명하거나다시되돌아가서읽어봐야알수있는것을높이치는건잘못됐습니다.”(이문열)

“세상에대한파노라마적인식을바탕으로폭넓고객관적으로보는능력은있다고봅니다.그것이어떻게유기적으로짜이느냐가한국소설의발전요건입니다.”(정과리)

“또어떤작가와평론가들은소설문장에서부사와형용사를배제하는것을또다른미학으로내세우는데,그러나우리문학은부사와형용사덕분에상당한겹을형성해왔다는점을간과해서는안됩니다.”(이청준)

“우리문학은형용사를잘써야세상을바라보는깊이가드러나는측면이있습니다.코멘트없는삶을계속보여주는장편을끝까지읽는것도독자로서고단한일입니다.”(유종호)

심사위원들은소설전반에관한토론을마친뒤조경란소설집‘국자이야기’(문학동네)를곧바로올해첫후보작으로올렸다.“집중력,관찰력이뛰어났고,그상황을넘어서는힘,다른곳을바라보는듯한선(線)들이나중에원(圓)으로완성되는힘이좋았다”(유종호·이청준),“절반이상을가족이야기로밀고가면서도수많은가족구성원들과관계된내적외적인접성을직조하는솜씨가아름다웠다”(김화영)는평을들었다.

심사위원들은다음독회에서천명관장편‘고래’(문학동네),함정임장편‘춘하추동’(민음사),조하형장편‘키메라의아침’(열림원),이인화장편‘하비로’(해냄),이신조장편‘가장도시백서’(열림원)다섯작품을계속검토하기로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