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념과집념은이웃사촌이다.인생이그렇고,예술이그렇다.생명은더하다.생명끈을놓아버리고싶은순간에도생에대한애착은단풍잎보다더검붉게번진다.살다보면지겨웠던것이불현듯그리워지질않던가.지겨움과그리움도종이한장을사이에두고있는것이다.그런내용의소설한권을권해드린다면,그것은토마스브루시히(ThomasBrussig)라는젊은독일소설가가쓴‘우리같은영웅들’이다.가장절망적인형태로왜곡된사회에서오히려건강한해학은꽃을피운다.이소설은베를린장벽이무너지던1989년11월9일까지10여년동안의동독사회를그리고있다.주인공클라우스는정신적으로약간돈키호테적인요소가있는인물이다.과대망상증,성적도착증을앓고있다.그러나이렇게왜곡된인간형을통해들여다본동독사회는오히려더강렬하게자신의모습을드러낸다.우리에게역사란무엇이고,그역사에대한도덕적채무감은또어떻게해결해야하는지에대한성찰을해볼수있는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