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야 대답하지요.

며칠전장영희교수를만나뵈었습니다.

점심을먹었습니다.홍대앞에있는나무와벽돌입니다.

화가이신김점선선생이점심을냈습니다.

스테이크,샐러드,스파게티등을시켜서각자의접시에나눠먹었습니다.

물을마시고,포크소리를내고,농담을하고,마음껏웃었습니다.

장교수는현재한국에서가장인기높은산문가이자컬럼니스트입니다.

장교수의글을오랜동안심부름해온저는그비결을약간눈치채고있습니다.

첫째는글을자신의에피소드중심으로쓴다는점입니다.

길을가다가본일,학교강의실에서생긴작은일에서놀라운성찰을이끌어냅니다.

그래서장교수의글은고담준론투가아니라,언제나자분자분이야기를하듯합니다.

둘째는글에각을세우지않습니다.

많은컬럼니스트들이글에시원한맛을내도록하기위해각을세우는경우가많습니다.

되도록이면선명한케이스를세우고,그리고케이스들이되도록극적으로부딪치게하는수법입니다.

장영희교수는날이서있는에피소드들도되도록이면부드럽게갈아서동그란모양으로만듭니다.

우선은그런글들이톡쏘는맛은없지만,오랜동안쌓이면결국은승리하는글이됩니다.

제가눈치챈것은고작이두가지정도입니다.

점심을먹으면서장교수에게현재상황을구체적으로묻지않았습니다.

커다란고통속에있는분과함께점심을먹을때는되도록그고통과관계된이야기를비켜가야한다고생각하기쉽습니다.장교수는3년전에유방암을수술을받았고,작년9월에그암이척추로전이된상태에있었습니다.지금은항암치료를받는과정입니다.저는그러한시련들이얼마나견디기힘든절망인지,그리고항암치료가얼마나뼈를깎듯이고통스러운것인지조금은알고있습니다.그러니,장교수와함께밥을먹으면서우리는되도록아픈얘기는하지않고즐겁고유쾌한얘기만했던것입니다.

그런데,지금생각해보니,그렇게덕담만나누는것은결코기자가할짓이아니었습니다.고통스러운일이라할지라도물을것은물어야했습니다.어떻게하면따뜻하고위안의질문이될수있을지그것을연구해야했고,끝까지별도리가없으면그저단순하게물어야했습니다."요즘항암치료는어느단계로받고계십니까?""새학기에도학교로복귀하는것은어렵지않겠습니까?"등등을말입니다.

결국은장교수가새학기부터강단에다시서기로했다는,반가운뉴스를전하는기쁨을,연합뉴스에게첫번째소식을전하는기쁨을빼앗기고말았습니다.장교수가새봄부터다시강단에서기로했다는뉴스는그쪽이먼저내보냈으니까요.

이튿날장교수를만나자마자물었습니다."아니어제점심먹으면서,왜학교로다시강의를하러가신다는말씀을안하셨습니까?’

장교수는대답했습니다."나는김기자가알고있는줄알았지요.그리고그게뉴스가됩니까?"

그렇습니다.곰바우들은항상뉘늦게깨닫습니다.물어야대답이있다는사실을말입니다.묻지도않고어떻게대답이있겠습니까.이제묻는것을다시배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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