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닉과 중독과 집착에 대해……

아니에르노(AnnieErnaux)의‘집착’(L’occupation*문학동네)이라는책을권해드립니다.

어떤분은광적으로좋아하실것같고,어떤분은이런것도책으로만들어판다냐,라고핀잔을주실것같습니다.

그런책입니다.좋아하시는분만,사서보십시오.

이책은질투에휩싸인한여자의내적고백록입니다.남자애인인W를먼저떠난사람은’나’였습니다.그런데그가전화를걸어와어떤여자와함께살게되었다고말합니다.심드렁해야옳은’나’일진대,이상하게도그순간부터그녀는누구일까라는호기심에휩싸이게됩니다.

한마디로그의새로운애인을생각하는소설입니다.’내’가알고있는것은그녀가파리3대학사학과조교수이고,47살이이며,16살난딸을하나둔이혼녀라는사실정도입니다.그녀의이름은모릅니다.그녀에대한질투라고해도좋습니다.그녀때문에온통영혼을빼앗긴주인공은오로지그녀를통해서만생각을할수있을정도입니다.

2001년여름,르몽드지의바캉스특집지면을통해선보인작품입니다.

‘나’는늘내가쓴글이출간될때쯤이면내가이세상에존재하지않는것처럼글을쓰고싶어했습니다.나는죽고,더이심판할사람이없기라도할것처럼글쓰기를했습니다.

잠에서깨어나면’내’가제일먼저하는동작은잠결에일어서있는그의페니스를쥐고마치나뭇가지에라도매달린듯그렇게가만히있는것이었습니다.‘이걸쥐고있는한이세상에서방황할일은없겠지’라고생각하면서.

‘난’세월과노화순으로가아니면더이상여자들을자리매김할수없게되었습니다.그들에게서드러나는세월과노화의징표를나의것과비교하면서그들을평가하게되었습니다.

‘내’눈에보이고’내’귀에들리는것은관능과반복되는오르가슴을발산하고있는그녀였습니다.

그여자의이름을안다는것,그것은’내’존재가텅비어버린지금그녀에게속한아주작은어떤것을빼앗아오는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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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하게말씀드릴수있는것은아니에르노의책을읽다보면,당신도푹빠질것이란점입니다.자신합니다.탐닉,중독,집착같은,사랑과관련된가장치명적인감정들을이처럼절절하게풀어내는작가도드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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