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서른,잔치는끝났다’(1994),‘꿈의페달을밟고’(1998)등으로유명한최영미(崔泳美·44)씨가첫장편소설‘흉터와무늬’(랜덤하우스중앙)를냈다.
“소설쓰는게오랜꿈이었습니다.첫시집을내기전에80년대의연애이야기를중편으로만들어이문열선생님께보여드린적도있습니다.서영은선생님을비롯한여러분들이소설을쓰라고권하셨습니다.오래미루다가2001년설지나고쓰기시작했습니다.”
이번작품은1960년대부터2004년까지우파인사정일도씨일가의삶을,방송작가인둘째딸하경의입을통해서술하고있는가족소설이다.풍부한자료조사와발품취재가밑바탕이된흔적이역력하다.
“파란만장한우리현대사속에보이지않는고통,훈장없는상처를쓰고싶었습니다.연애는끝이있지만,가족은떨칠수없는숙명이고화두입니다.끝이없는이야기를쓰고싶었습니다.특히역사와인물을판단할때좌우흑백논리가얼마나위험한지,그리고신념에찬우익의삶도얼마나힘들었는지보여주고싶었습니다.”
1981년5월봄캠퍼스시위때경찰에붙잡힌이유로“키가컸기때문”이라고했다던,그렇게“평범하게불온한”최영미씨는키가170㎝쯤된다.그의최초습작을본이문열씨는“아직은소설이아니다.그러나세번쯤고치면되겠다.문장이정확하다”고했지만,첫시집을낸후에는“최영미씨의시에는다스토리가있으니소설을써보라”고적극권했다고한다.그러나최씨는“그당시는시집이너무잘팔리고있어서귀에안들어왔던것같다”고말했다.
소설속주인공정하경과작가최씨는생년월일과출생지가같다.그러나최씨는“동일인물은아니다”면서“다만어떤작가든소설속에작가가녹아들어있는것아니냐”고말했다.
“지난4년동안은시인이었던나와,소설가가되려는나사이의투쟁이었다”는최씨는“시가정신노동이라면소설은정신·육체노동인것같다”고말했다.소설을쓰는동안척추와목을연결하는인대가늘어나경기도일산에같이사는소설가김형경씨가그를데리고찜질방에도다녔다고했다.
최씨는“첫시집때는아무것도몰랐다”면서“시속의‘잔치’가‘(이념)운동’의상징으로읽힐줄알았으며그렇게안썼을것”이라고말했다.“그시집의뒤치다꺼리를하느라아무것도못하고인생을허송했다”는반성까지했다.
최씨는“앞으로의삶은쓸데없이부딪치지말자는것”이라면서“소설을쓰는동안끊고지냈던인간관계도다시회복하고싶다”고말했다.최씨는이번작품을내는데소설가오정희씨와시인김용택씨의도움이컸다고말했다.
“저는이제신인입니다.당분간은소설만쓰겠습니다.다음작품은80년대,90년대,2000년대연애소설을3부작으로계획하고있습니다.”
최씨는잘알려진축구광이다.월드컵때는대한축구협회자문위원을했고,지금도영국잡지‘월드사커’를매달구독하고있으며,이번책만늦어지지않았으면유럽챔피언시리즈를8강전부터보려가려고했다.
대화도중에식당종업원이식사메뉴를묻자최씨는농담을했다.“가장우아하게먹을수있는게뭐지?아,볶음밥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