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히데오장편소설‘인더풀’양억관옮김.은행나무.314쪽.9800원
이소설은지하실에서일하는신경과의사가주인공이다.이병원에모두다섯명의환자가찾아온다.첫째는레이싱걸출신의모델이다.스물네살먹었다.이여자는스토커가끊임없이자신을따라다닌다고믿는다.그녀에게는의사조차‘음험한놈’일뿐이다.자신을이세상에서가장예쁜여자라고믿는다.아직도출세를못하고있는것은운때가안맞았기때문일뿐이거나,도대체놈들의눈이삐었기때문이다.의사가내리는처방은,같이개기는것이다.
이여자환자가배우를뽑는대규모콘테스트에출전하자배불뚝이의사도덩달아출전한다.여자환자는결국떨어진다.의사도떨어진다.그과정을치르면서환자는‘투구’를벗는다.아름다운머리결,고운몸매,화려한메이크업이자신을구원할것이라고믿었던‘헛된투구’를벗는것이다.환자는편한옷차림을하고,불필요하게길었던머리를잘라버린다.물론스토커가따라붙는다는강박증도치료된다.
둘째환자는음경강직증에걸린남자다.도무지발기된음경이숙어들지를않는것이다.회사원인이환자는3년전에이혼했다.그러나감정을드러내지않는생활을해온탓에성기가대신화를내고있는것이다.환자는전처를찾아가“썩어빠진화냥년!”이라고욕을퍼부어보는처방을받는다.세번째환자는수영중독증을앓고있고,네째환자는휴대폰문자중독에걸린고교생이다.
마지막환자는논픽션작가다.‘확인행위의습관화’때문에생긴강박신경증에걸려있다.가스밸브를수십번확인해도안심이안된다.자신의아파트맞은편에있는가게에수시로전화를걸어서혹시자기집에연기가피어나는지를확인하는병이다.의사의처방은그를도쿄한복판에병원사람들이모여있는휴게소로데려가돌을던지는것이다.“누구머리통을깨뜨릴까염려하지말라”가의사가처방이다.돌은탁구공만한크기다.그러나어차피지구는사람이있는곳보다없는곳이많다.“손봐줄놈이있어?녀석이타고다니는자동차의타이어볼트를반쯤풀어놓는거야.”
이세상에서몸이아픈환자들은대개아수라장에서도망쳤기때문에생긴것이다.이세상의이성과상식에몸을가두면,그몸은아픔을호소하게된다.처방은하나다.“자유롭게살아야한다.인간이란동물답게말이다.”
마치TV드라마에나오는김삼순모녀들처럼치고박고터지고피흘리며살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