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그무엇으로사는가
삶은비밀의문을여러개갖고있습니다.인생의섭리를관장하는절대자는워낙인색해서우리영혼을쓰라린고통이짓밟고지나갈때,혹은인위적으로는커다란예술적감동이일렁일때인색하게나마그비밀의문을하나열어줍니다.우쓰미류이치로(1937년생)의소설을원작삼아다니구치지로(1947년생)가그린‘느티나무의선물’(샘터)이란만화책입니다.모두8편의짧은이야기들이실려있습니다.
한식품회사의회장부부가도심에서한참떨어진철로주변의허름한집으로이사를옵니다.정원이마음에들었기때문이지요.그런데전에살던집주인이정원의꽃나무를다뽑아가버려이만저만실망이크지않습니다.텅빈정원한쪽에겨우느티나무한그루가남아있었습니다.이느티나무는낙엽이많이떨어져서늦가을이면이웃들의원성이대단합니다.회장부부는나무를베어버리기로결심합니다.그때옛날집주인이찾아옵니다.작년에가벼운뇌혈전으로쓰러진적이있다는옛주인은무성한느티나무그늘에앉아자신의가족이야기며,그리고느티나무에얽힌사연을들려주기시작합니다.
두번째이야기는이혼한딸이맡기고간어린손녀를돌보는노부부가주인공입니다.손녀를놀이공원에데리고가지만손녀는어떤놀이기구도타지않으려고합니다.동전하나넣으면5분정도흔들거리는용수철달린목마만탈뿐입니다.외할아버지에게도화난얼굴로일관할뿐입니다.
세째이야기,네째이야기,다섯째이야기,여섯째,일곱째이야기도기본적인골격은같습니다.우리의삶에아무도바라지않은균열이라는불청객이찾아오는것이시작입니다.23년전아내와딸과헤어져야했던그래픽디자이너,가업을잇기위해지붕고치는일을하며홀아비로여관에서지내고있는형을거의10년째외면하며살고있는초로의동생,그리고부모가이혼하는바람에따로어릴때부터떨어져살다가오해와반목을하게된남매가주인공입니다.마지막편엔일본인시댁의반대를무릅쓰고국제결혼한후10년넘게시어머니와왕래를끊고살아온프랑스여인도나옵니다.
결국우리삶의균열을메워주는것은,세월혹은연민같은것입니다.그리고타인의연민을읽어낼줄아는나의따뜻한마음입니다.첫번째이야기에서식품회사회장은느티나무를베지않기로다짐하게되고,마지막이야기의프랑스여인은일본인시어머니와감동의화해를하게됩니다.절대자가열어준문틈으로삶의비밀을조금엿보았기때문입니다.다행입니다.
도대체우리는무엇으로삽니까?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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