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진짜로해야해요.낭비할시간이없거든요
그렇지만….
굼벵이형라이프스타일이장수합니당
사랑하는여자가형부에게강간을당했습니다.남자는그여자를위로할방법이없습니다.그앞에서우물쭈물하다가이렇게말합니다.“로베타,만약당신이그놈의아이를임신하게된다면난당신과결혼하겠소.”(298쪽)
미국베스트셀러작가중한사람인라빌스펜서의2005년작‘캠든에서의그여름’(ThatCamdenSummer)를권해드립니다.요즘보기드물게고전적인작품입니다.시종부드러운문체로엮인문장들은우리네삶에서이미상실했다고믿고있는전통적교양이원래어떤사랑을권고하고있었는지를일깨워줍니다.
주인공은불행한결혼생활에종지부를찍고새출발을위해고향캠든으로돌아온로베타라는중년여성입니다.그녀에게는첫남편조지와의사이에이미세딸이있습니다.고향캠든에서사람들은그녀를냉대합니다.언니는수동적인굴레에갇혀있고,엄마는딸의성격을싫어하며,동네사람들은이혼녀를탐탁찮게생각합니다.
로베타는이에절망하지않습니다.폐가나다름없는집을고치고,새로간호사업무에충실하며,마을에서처음으로자동차를운전합니다.그녀의집을고치러온목수가브리엘은성실하고친절한남자입니다.딸이하나있는가브리엘은아내와사별했습니다.로베타와가브리엘사이에자연스러운감정이움트게됩니다.그런데,난데없이로베타가형부엘프레드한테강간을당하는사건이발생하자,가브리엘이그것을극복하게해주려고안간힘을기울이게되는것입니다.그러나로베타는울부짖습니다.
“가브리엘,몇번이나설명해야해요?사랑없는결혼생활은이미지겨울만큼했어요.이젠무엇이든하려면진짜로해야만해요.내겐더이상낭비할시간이없거든요.”(300쪽)
최근소리소문없이인기를얻으며상영중인가브리엘무치노감독의영화‘라스트키스’(L’UltimoBacio)도사랑에관한담담한성찰하나를보여줍니다.동거를하던A남녀에게아이가생기고,그들의친구인B신혼부부는자잘한일상에치여점차삶이지겨워지고있고,그들의부모뻘쯤되는C커플은인간정체성의제2차위기를맞아흔들거립니다.
정답은없습니다.완벽한사랑도,완벽한행복도없습니다.삶이란그런겁니다.묘하게도그걸인정하거나극복하는순간해피엔딩이찾아오는것이지요.캠든의로베타가영위하는삶도방정식을푸는요령은다르지만,정답은비슷한언저리에놓여있습니다.
오스트리아의작가크리스티네뇌스틀링거가쓴1985년작산문집‘굼벵이주부’는그런일상을벗어난,현대적삶의도사들이득도의경지에서보이는해학들을엮었습니다.바둑으로치면9단들의농담인셈입니다.
주부들가운데는집안일을번개처럼빨리,간단히해치우는사람이있고,평균유형에속하는사람도있는가하면,끊임없이일을하고는있는데한일이아무것도없는사람들도있습니다(75쪽).국가대표급번개파들과보통급주부들은굼벵이주부를놀리는것을좋아하는데,절대그러지말라고저자는말합니다.저자의어머니가70여년동안관찰한바에따르면굼벵이들은엄청난고령에죽었거나아직도살아있는데,번개파들은대개연금을받기시작하는나이에죽었다고하네요.
두권책모두너무재미있습니다.순식간에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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