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사랑하고, 3년 싸우고, 30년 참고…
BY mhfx ON 4. 6, 2007
얼짱,몸짱보다최고의’짱’은빼장
몽테뉴가그랬다고합니다.“결혼이란3개월사랑하고3년싸우고30년참는것이다.”그래서결혼은새장과도같답니다.밖에있는새들은안으로들어오려하고,안에있는새들은밖으로나가려하고요.이번한미FTA의복잡한내용때문에심각한한주를보냈을독자들께이세상에서가장가볍고재미난책을권해드립니다.자칭행복디자이너라고부르는사람,강연회장마다인기를한몸에모으고있는스타강사인최윤희씨의‘유쾌한행복사전’(나무생각)입니다.각페이지마다글자수가200자원고용지한장분량도채안됩니다.그나마오른쪽페이지는전부그림입니다.그렇지만지구보다무거운,삶의진실들이가득담겨있는책입니다.
미리말씀드리지만엄청나게심오한책은절대아닙니다.어떤분은이책을사고난다음속았다고하실분도있을겁니다.그러나상심한고독을달래주고,캄캄한마음에불을켜주고,팍팍한정강이에힘을실어주어서또다시먼길떠날채비를하게격려하는책입니다.이세상에얼짱,몸짱,춤짱온갖짱들이제잘났다고뻐기는세상이지만“최고의짱은배짱”이라고추임새를넣습니다.(66쪽).
무엇보다인간자체에대한따뜻하고,경쾌한분석이돋보입니다.‘사람은포털사이트./어디를클릭해도재미있는이야기가/와르르~쏟아져나온다.’(20쪽)라고정의를내렸다가,다시‘눈,비그리고사람/이3가지는/멀리‘원경’으로바라봐야아름답다.’고말합니다.다맞는이야기같습니다.
인간탐색으로약간무게가나가는책,주제사라마구의장편‘도플갱어’(해냄)도좋은선택이될겁니다.주인공테르툴리아노막시모아폰소는우울증에빠져있는역사담당교사입니다.“기분을전환시켜줄자극이절실히필요하지만”,적극적으로나서지도못하는그런타입,아시죠?그러던어느날동료교사가영화비디오를한편권해줍니다.제목은‘경주는빠른자에게’입니다.
이비디오를보다가막시모아폰소는놀라자빠질일을경험합니다.쌍둥이보다더정확하게자신을빼닮은단역배우한사람이호텔프런트직원으로출연해있는게아닙니까.그는자신과똑같이생긴인물앞에넋을잃고혼란에빠집니다.그배우가누구인지알아내는데강박적으로집착하면서도주위사람들에게는그사실을극구숨깁니다.이야기는점차흥미진진하게전개됩니다.
마르케스,보르헤스와더불어20세기환상리얼리즘의거장으로손꼽히는주제사라마구는우리현실에서인간의정체성을확인하고위로받는방법이얼마나우스꽝스럽게왜곡돼있는지를말하고싶어했던것같습니다.데이비드린치감독의영화‘엘리펀트맨’을혹시기억하세요?흉측한몰골의엘리펀트맨이있는방에간호사들은절대거울을들여놓지못하게합니다.멕시코의전설을보면,비록못생겼지만태평성대를이끌었던껫살꼬아뜰이란왕에게신들이장난을칩니다.그에게큰거울을선물한것이죠.스스로잘생긴줄알았던왕은충격을받고바다속으로홀연히떠나고맙니다.
행복판타지에푹빠져사는우리자신에게우리와똑같이생긴,똑같이말하고,똑같이행동하는,거울속의나를또하나등장시키는일은정말엄청난혼란을불러올것입니다.그러면서우리에게진정한행복과인간미를깨닫게해줄지도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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