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앙젤러<누구나의연인>
사랑은,거짓말을합니다.작업을걸때도거짓말을하고,이별을할때도거짓말을합니다.어떤여자가프랑스북부도빌시의루아얄호텔에잠들어있습니다.그사이애인인남자는몰래빠져나옵니다.‘아무것도생각하지않는거야.’그는자동차시동을겁니다.그리고마치어둠속을폭발하듯시속180킬로미터로액셀을밟습니다.남자는무조건도망치고싶습니다.그는여자의부재가느끼게해는희열을떠올리고있습니다.
프랑스의젊고잘생긴작가인플로리앙젤러의장편‘누구나의연인’(예담출판사)을권해드립니다.‘오랫동안내삶은끝나가는여름을닮아있었다.’는문장으로시작하는이소설은처음부터끝까지꿀꿀합니다.절망적일정도로변함이없는잿빛하늘아래우울하게저물어가는날들,가을의제국같은낡은풍경과마주해야하는날들이이어집니다.주인공남녀는돈도잘벌고전도도유망한스물아홉살변호사트리스탕,그리고쭉쭉빵빵몸매에유치원여선생님인아멜리입니다.
두사람은길거리횡단보도에서푸른신호등을기다리다가만납니다.“그날당신은마치도둑처럼내삶으로들어왔다.”고눙치면서우연을가장합니다.저녁을먹으면서상대편의말에주의를기울이는척하지만그때짓고있던미소는억지일뿐입니다.오로지관심은여인의육체에대한매혹이고,그것이내뿜는어떤신비로움에대한강박적인집착일뿐입니다(142쪽).
트리스탕은끊임없이‘다른’여자를찾아다니는병적인바람둥이입니다.남녀관계는오로지경제력이지배한다고믿습니다.누가운전하느냐보다얼마나비싼차를모는가가중요합니다.섹스가끝난후일하러가야한다며떠나는트리스탕에게여자A가묻습니다.“자기가원하는게정확히뭐야?”남자가대답합니다.“바로그걸나도모르겠어.”여자A는문을꽝닫으며남자를내쫓습니다.남자는중얼거립니다.‘정말이지여자들은아무것도이해하지못해.그래서아름답긴하지만.’(75쪽)
수몽키드<인어의자>
이들의첨단분위기가껄끄러우시면한두어세대뒤로물러난듯한소설로수몽키드의장편‘인어의자’(문학세계사출판)는어떻습니까.여주인공인제시설리번은고향인해오라기섬에사는엄마의친구로부터전화를받습니다.엄마가고의적으로손가락을잘랐다는것입니다.제시는원래엄마와좋은사이가아니었고몇해전부터연락을끊고있었지만,해오라기섬을찾아가기로합니다.
그때까지제시는정신과의사인남편과‘작은공간속에맞춰진듯한’습관적인삶을살고있었습니다.‘하루하루가작은구슬들처럼아무런열정없이손가락사이로빠져나가는’우울함속에묻혀있었던겁니다.더구나외동딸을대학에보낸후그런증상은더욱심해지던때였습니다.
그러던제시는해오라기섬에서마지막서원을앞두고있는수도사토마스를만나게되는데,매력적인그에게사정없이끌리고마는자신을발견합니다.미술대학출신인제시는토마스를만난뒤부터다시그림을그리고싶은욕망도함께느낍니다.제시와토마스는점점발전합니다.마침내제시의브래지어가땅바닥에떨어지고,그옆에토마스수도사의십자가떨어지고.
혹시2002년작에드리안라인감독의‘언페이스풀’이란영화를보셨는지요.중년부인의관능과욕망이순간적으로어떤긴장을몰고올수있는지를보여주는리차드기어와다이안레인의연기가호화로웠던기억이납니다.언제나삶은벼랑끝에매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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