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아내와 살고 있습니까

  • 이제일과사랑,그어느쪽도포기할순없습니다.제발“행복이냐불행이냐”하는,19세기식으로묻진마십시오.중요한건성공입니다.회색레인코트를휘날리며하이힐뒤축을대리석로비에꽂아야합니다.커리어우먼의새취향을대변하는영미권소설들을치크리트(chick-lit)라고하는데요,요즘대유행입니다.

    이번주는샤론크럼이쓴장편‘제인스프링다이어리’(노블마인)를권해드립니다.‘쇼퍼홀릭’,‘악마는프라다를입는다’같은책들이입맛에맞았다면이책역시강추입니다.주인공은서른네살싱글이자뉴욕지방검사보인제인스프링입니다.그녀가사랑을찾아고군분투하면서자기자신을완성시켜나가는과정을경쾌한필치로그렸습니다.

    스프링검사는어려서어머니를잃고군인아버지밑에서두오빠와함께엄격한군대식교육을받고자랐습니다.일을할때도데이트를할때도항상철저한준비로당당하고자신만만합니다.하지만예상과는달리남자들한테차이고,동료검사들에게환영받지못합니다.너무똑똑하고독선적인게탈이죠.독립적이고주관이뚜렷한제인이지만사랑하는남자와의로맨스를갖고싶습니다.제인은결심합니다.남자들이원하는여자가되어자기만의그남자를찾겠다고.

    마치‘완벽한남자’를얻기위해서는‘완벽한여자’가되지않으면안된다는것을제인은역할모델로제시하는것같습니다.완벽의네가지조건은섹시,우아,능력,지적일것등이랍니다.

  • 무협지를쓰는부부작가가있는데남편인좌백이최근‘부부만담’(파란)이란책을냈습니다.무협보다날렵한가정이야기들이펼쳐집니다.아내진산이2002년에출간해서크게히트를쳤던‘마님되는법’이란책에남편이화답을한셈입니다.

    이번책의부제는‘정치적으로올바르고공정(할뻔)한가정생활지침서’‘아내로부터살아남는법’입니다.130여개의작은에피소드를엮으면서저자는인생이란농담이라고말합니다.‘결혼초기엔그래서사소한걸로도자주다퉜다.살아가면서요령이생겨서무슨대화건농담을섞어서하게됐는데그걸몇년째해오다보니이젠거의모든대화가반농담이돼버렸다.’(135쪽)

    그러자아내가말합니다.“그래.이제여성적매력도없고인간적매력도없이남은건개그뿐이라는거군.”다시남편이대꾸합니다.“난어떻소?나도당신에게어필하는건개그밖에안남았잖소.”아내가마무리짓습니다.“그럼앞으로우리에게남은인생은시트콤인건가?그건너무하잖아!”

    작가는스스로를삼돌이라고부르고아내를마님이라고추켜세웁니다.추켜세우는정도라아니라거의왕비처럼모시고살면서온갖학정(?)에시달립니다.밥짓기,설거지,빨래,청소같은집안일을모두자신의손으로해냅니다.게다가가정에서발생하는모든문제는‘뭐든지내탓’(102쪽)이라고덮어쓰면서삽니다.마초적인생관으로무장하신남성들이‘팔불출’혹은‘등신’이라고부르는타입입니다.책의결론부분에서작가는묻습니다.“아내로부터살아남으려면무엇이필요한가.”

    대답이궁금하시면책을펼쳐보십시오.제인스프링같은여인과살든,아니면신사임당같은여인과살든,복종하면서살든,투쟁하면서살든,생존의요령은믿음과사랑이라는데,동의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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