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발명한 가장 보편적인 비극은…
BY mhfx ON 9. 11, 2007
‘똑같이한여자를사랑했던두남자의이야기’는인류가발명한가장보편적인비극에해당합니다.그리스·로마신화는물론이고,중세의걸출한희곡들,그리고근대의장편소설들에도이장치는매우유용했습니다.최근에는고전의반열에오른영화‘글루미선데이’,혹은김은숙감독이이성재송승헌김하늘과함께만든영화‘빙우’도비슷한구도라고할수있을겁니다.아,통일되기직전의동독을무대로한‘타인의삶’이란영화도그렇군요.이번주는장폴뒤부아의장편‘남자대남자’(밝은세상)를권해드립니다.‘프랑스적삶’‘타네씨,농담하지마세요’‘케네디와나’같은작품으로한국에적잖은독자를갖고있는뒤부아는이번최신작을통해또한번현대인의허탈한실존과위기를유려한문체와해학으로펼쳐보입니다.여러이야기가중첩되는것처럼보이지만한마디로50대의전직보험업자와사냥꾼인두남자가한여자를사랑했던추억을공유하면서투쟁하는내용을담았습니다.
폴아셀방크라는허약하기이를데없는남자는어느날아내안나가아무런말도집을떠나버리자그녀를찾아길을나섭니다.안나가마지막으로부쳐온편지는캐나다의온타리오주에있는노스베이소인이찍혀있습니다.폴은그곳에서안나가묵었다는한오두막을알게되는데,그오두막주인은야성적남성미를갖춘플로이드패터슨이라는사냥꾼입니다.그곳에서맞닥뜨린두사람은느닷없이불어닥친강풍과폭설때문에꼼짝못하고오두막에갇히고맙니다.이폐쇄된공간에서두사람은그들을버리고떠난한여인에대한추억을떠올리면서날카로운감정의대립을숨기고있습니다.혹시클로드모르강의장편‘꽃도십자가도없는무덤’이떠오르십니까.빙고!입니다.미묘하고섬세한것들의강렬한충돌이압권입니다.짜릿함강추&재미보장입니다.
더이상자세한소개가필요없을중국계미국작가하진의장편‘니하오미스터빈’(현대문학)도주말을즐겁게책임집니다.‘미국문단의정점에오른천재작가’라는호평을듣고있는하진은안웃기는척시치미를뚝떼면서인생의묘미를해학적으로파헤치는드라이개그가일품입니다.소설의주인공은비료공장의직원이면서기숙사의단칸방에서살고있는샤오빈이란남자입니다.입사6년차에아내와두살바기아이까지딸린샤오빈의최대염원은사원아파트당첨입니다.단칸방신세를모면해서아내를기쁘게해주고싶습니다.아마추어서예가이기도한샤오빈은그러나아파트당첨권을손에쥐고있는것으로보이는상사들에게미리술한병선물할줄도모릅니다.
당연히입주자명단에그의이름이빠집니다.아내가권한대로술선물을하지않은것을후회해봤자버스는떠난뒤입니다.화가난그는상사들의불합리한처사에항의하는풍자화를그려신문사에보냅니다.이때부터사건은일파만파로굴러가면서샤오빈,지방신문사,그리고비료공장의최고간부들사이에밀고당기고일격을가하며반전을꾀하는스토리가전개됩니다.현대중국사회의진면목을솔직하게그려놓은것도흥미만점인데요,그보다는생생하게살아있는인물들의행동반경묘사와,그들의일거수일투족을짧게끊어서단문장으로묘파한하진의코믹한호소력이일품입니다.꼭읽어보시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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