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연인과 이별, 그 눈물의 맛은…

  • 새애인이생겼다면서이별을통보해오는남자친구에게쿨하게작별합니다.표정은일그러져하얀플라스틱얼굴처럼돼버립니다.사랑은절반쯤조폭게임입니다.배반과의리를따지고때론복수의칼을갈기때문입니다.

    이번주는일본젊은이들의감성을움켜쥐고있다는이시다이라의단편집‘슬로굿바이’(황매)를권해드립니다.작가는‘지금’을살아가는남녀간의연애장면을선명하게잘라내기분좋게취기를날려버릴만한스토리를쓰려고했답니다.

    모두10편이실렸는데요,첫작품은‘울지않아’입니다.주인공은스물다섯살스기모토입니다.그와알고지내는다른남녀세이지와하나가있는데그들은열애하는사이입니다.그러던어느날두사람이헤어지기로했다면서하나가전화를걸어옵니다.새벽3시쯤인데요.세이지는잡지모델아가씨와눈이맞았다고합니다.세이지는‘여자를티슈처럼마음껏쓰다가버린다’고할만큼여자친구가끊기는법이없습니다.

    이작품은스기모토의도움을받으며하나가세이지와헤어지는과정을짧게그리고있습니다.얼굴을한번더보고싶어서아파트열쇠를돌려주려고한다든가,단정하게정돈된침대위에서복수하듯섹스를벌이려고한다든가,아무리슬픈영화를봐도도무지눈물이나오지않는다든가하는장면들이연이어나옵니다.그리곤“눈물은때로상당히달콤한맛을지니고있다”는걸알려줍니다.

  • 두번째책은찰스부코우스키의장편‘팩토텀’(문학동네)입니다.부코우스키는미국현대문학에서가장독창적인작가,그리고후배작가들이가장많이모방한작가로알려져있는데요,작품이정말맘에쏙듭니다.걸레같은기분을누구에게도위로받지못할때그만입니다.

    주인공은염세적인술꾼헨리치나스키라는남자인데,어느직장에서도한달이상을견뎌내지를못합니다.소설가지망생이어서출판사에계속원고를보내지만번번이퇴짜를맞습니다.헨리는술에절어삽니다.우연히만나는여인들과함부로몸을섞습니다.1975년에발표된이작품은우리가살아가는현실에대해정제되지않은시각으로거칠기만한잽을날립니다.헨리는말합니다.‘나는고독속에자란인간이다.내게고독이없다면,그건다른사람에게음식이나물이없는것과마찬가지였다.’작가본인도비슷했습니다.싸구려술집과허름한하숙집을전전하며젊은시절을보냈습니다.‘불행하게도굶주림은예술을돕지않았다.그저방해할뿐이었다.인간의영혼은위장(胃腸)에뿌리를내리고있다.’(91쪽)같은문장은간단히나오는게아닙니다.큰일을저지르고어디론가떠나기위해열차대합실에앉아있는사람들을관찰해보십시오.그들은거기에앉아서로를쳐다보았고,그러고는서로를쳐다보지않습니다(182쪽).삶은그런것인지도모릅니다.부코우스키의묘비에는이렇게쓰여있습니다.‘하려하지마라’(Don’t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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