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보다 끔찍한 건, 길들여진다는 것

폭력의가장커다란죄악은사람을길들인다는점입니다.소설가B씨가말한것처럼피학은가학을찾아다니는지도모릅니다.‘폭력이나를죽이고지치게하고더럽히고먹여살리고있다’(180쪽)는말이실감납니다.18세이탈리아소녀작가인멜리사P.의장편‘잠들기전빗질백번’(민음사)을소개합니다.

“폭력을위해살아남고,폭력에서영양을섭취한다”는독백이이어집니다.이소설은멜리사파나렐로라는소녀가주인공입니다.작가본인이“모든것은틀림없는사실”이라고말하고있습니다.차라리전율이라고해도좋을정도로끔찍한에로티시즘이전편에펼쳐집니다.멜리사는남자들과굴욕적인성관계를맺고돌아온밤이면하염없이머리를빗습니다.일기형식을띠고있는데요,2003년이탈리아에출간되자마자그쪽문단이경악했다는책입니다.상상을초월한자유분방한피학적성관계를논픽션형식에담았습니다.전세계40개국에소개됐습니다.


여성들에게그런저런굴레를벗어던지라고권하는책‘나쁜여자로사는법’(파프리카)도소개합니다.부부상담전문가인독일심리학자부부만프레드셰르만,베아테셰르만-게르슈테터가썼습니다.이책은‘착한딸’이되어야한다는강박증을털어버리라고권합니다.자신을사랑하고,자신을돌아보라는것이지요.일종의‘착한딸콤플렉스’를근원적인치료법으로솎아줍니다.생생한상담사례도풍부합니다.“그녀들은여자로태어나는게아니라여자로자라는것”이라는시몬드보부아르의철학이중심에박혀있습니다.친정어머니를끝까지병수발했던한착한여성이이렇게고백했다고합니다.“정말죽이고싶었어요!”끔찍한말입니다.


조금힘을내고싶을때읽는소설‘과부마을이야기’(전2권·뿔)도소개합니다.콜롬비아신예작가제임스캐넌의첫장편입니다.1992년어느산간마을에서남자들이몽땅게릴라전투에끌려가는바람에여자들만남아새로운사회를만들어간다는내용입니다.여자들은새질서를만듭니다.생리주기로시간을계산하는달력을만들고,힘센여자들의이름으로월명(月名)을짓습니다.

과부로살바는새치안판사가됩니다.여자들을위한칙령을발표합니다.역사교사였던클레오틸데는마을의역사를다시씁니다.게릴라군에게끌려가지않으려고영성체드레스를입고여장(女裝)을했던소년훌리오는아예여자로살아갑니다.퍼머를하고치마를입습니다.여자들은남아메리카특유의웃음과수다,그리고강렬한생명력으로새세상을만듭니다.저자는묻습니다.


게릴라남성들이꿈꾸는낙원은어디있는가?그들이전쟁과고문을반복하며세상을황폐하게만들때오히려마을에버려졌던여성들이이상적인파라다이스를만들고있는것은아닌가.생각만해도유쾌해지는상상입니다.괴테의‘파우스트’를보면“영원한여성이우리를이끌어간다”는합창이나옵니다.

마지막으로뉴질랜드출신전방위작가인매튜존스톤의그림책‘굿바이블랙독’(지식의날개)을소개합니다.윈스턴처칠은자신이평생을안고살았던우울증을블랙독(blackdog)이라불렀습니다.이책은블랙독을다스릴수있는힘이우리자신안에들어있다는사실을일깨워줍니다.책첫장에“길을잃지않고는자신을발견할수없다”고쓰여있습니다.10분만에읽을수있는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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