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외과의사인쑹젠핑(宋建平),중학교국어선생님인린샤오펑(林小楓)이주인공입니다.두사람은연애3년에결혼한지10년된중견부부입니다.여섯살짜리아들도있습니다.어느모로보나퍼펙트스윗홈을꾸릴것같은이들에게위기가찾아옵니다.아내샤오펑은남편젠핑에게외국계병원으로이직하라고조릅니다.보수가월등차이나기때문입니다.의사로서당찬소신을지닌남편은그러나별로내켜하지않습니다.두사람은티격태격말다툼이잦아지고아내는몇차례친정으로가버립니다.말하자면남편은고상한것을,아내는통속적인것을좇는것처럼보이기도합니다.
그러나이게중요한건아닙니다.작가는요즘남녀는,그리고부부는어떻게만나고,또어떤경로로이혼에이르게되는가하는점을담담하게그려내고있습니다.문장이쉽고워낙속도감이있어100페이지,200페이지가금세넘어가는소설책입니다.작가는한등장인물의입을빌어슬쩍이런제안도내놓습니다.미래에는정부가나서서결혼기간을3년으로정해주었으면좋겠다는겁니다.3년이되면반드시이혼을해야하는데,정말사랑해서이혼할생각이없는부부는정부가조사단을파견해서3년을연장해주자는거죠.3년뒤에또조사하고,연장해주고요.벨기에작가아멜리노통브도‘시간의옷’이란작품에서비슷한제안을한적이있습니다.결혼계약도부동산임대차계약처럼하자고요.맘에들어야2년마다갱신하는.
다음은지금부터225년전에발표된장편소설쇼데를로드라클로(Laclos)의위험한관계(문학과지성사)를권해드립니다.평론가들이불문학사에서가장재미있는소설로추천하는책이기도합니다.18세기프랑스를배경으로타락한귀족사회를묘사한서간체소설인데요,마음이멀어진연인에게복수하려는메르테유부인,그리고그녀와공모를벌이는바람둥이발몽이중심인물입니다.발몽은순진한양갓집규수세실을유혹하고,메르테유는그녀애인인당스니를차지합니다.농락,자살,결투,파산,도망같은일들이계속이어집니다.사랑의환상과환멸은흡사손바닥뒤집기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