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밖으로 남편을 밀어버리고…

평소고주망태인남편이발코니로나가더니고장난냉동고위로올라갑니다."정말돈안내놓을거야?당장안내놓으면나죽어버린다!"아내는중얼거립니다."몇년을똑같은말만하는군.그래봤자만날못하면서…".아내는착가라앉은목소리로"뛰어내리고싶어?그럼어서그래봐"하고말하곤,12층아래로남편의바짓단을힘껏밀어버립니다.프랑스의저널리스트이자작가인장튈레(JeanTeule)의장편’중력의법칙'(열림원)을권해드립니다.

기자출신소설가들의작품은무조건(!)재밌습니다.경찰에신고한아내는남편이자살했다고둘러댑니다.상습적인자살기도,음주,가정폭력등으로이미인생삑사리난남편은그렇게’억울하게’죽습니다.그로부터4년뒤….아내는경찰서를찾아가귀찮아하는형사를붙들고사실은"내가살인범"이라고자백합니다.치밀한구성,혀에엉기듯달라붙는문장들…,187쪽소설이금세읽힙니다.강추.


IQ가76밖에안되는서른두살남자가어느날120억원복권에당첨된다면어떤일들이벌어질까요?첫소설로일약세계적스타덤에오른퍼트리샤우드(PatriciaWood)의장편’페리이야기'(랜덤하우스)가대답을줍니다.가게잔심부름으로생계를꾸리는주인공페리는할머니가친구입니다.

금요일엔영화,토요일엔스파게티와카드게임,일요일엔로또맞추기등을하면서소박한행복을이어갑니다.그러던어느날할머니가죽고,페리는1200만달러짜리로또에당첨됩니다.페리를둘러싼세상은갑자기바뀝니다.모두들그에게친절해지고,가족중일부는그의당첨금을빼앗으려고합니다.또누구는그가돈을빼앗길까봐조마조마해합니다.

그러나페리는그렇게만만한상대가아닙니다.할머니가인생에필요한모든것을가르쳐주었기때문입니다.잊지않고메모하기,돈을벌면반만쓰고반은저축하기,어떤사람은믿고어떤사람은믿지않기,사람들의말에귀를기울이기….저자퍼트리샤가작가인친구에게소설아이디어를말하자그친구가노려보면서"다른일은다집어치우고얼른그소설부터써!"라고했다는작품입니다.흥미만점.


일본을대표하는SF작가츠츠이야스타카(筒井康隆)의소설집’최후의끽연자'(작가정신)는고급블랙유머를애호하는독자들에게최고의선물이될겁니다.비현실적일만큼과격한상상력으로이세상의염장을지르면서우리가몸담은세태를비판합니다.

한때미국땅흑인들이KKK단에게몰렸듯이일본땅에마지막남은흡연가두사람이KEK(혐연권단)에게쫓깁니다.한사람은서양화가이고또한사람은소설가인데,두사람은국회의사당맨꼭대기에앉아마지막담배를피웁니다.서양화가는경찰의최루탄공격을받아추락하고,소설가만남아담배를피웁니다.그때마지막남은끽연자인그를천연기념물로지정하자는경찰방송이흘러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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