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설은전부이메일로돼있습니다.커뮤니케이션카운슬러이자대학의언어심리학자인독신남레오(36·남),그리고홈페이지디자이너이자두아이의엄마인유부녀에미(34·여)가주인공입니다.에미가’라이크’라는잡지의정기구독을취소하는메일을보낸다는것이레오에게잘못전달되는바람에두사람은연결됩니다.처음에는단순호기심으로시작된이메일이점차두사람을굵은감정의끈으로묶게되고심각한상황으로줄달음치게됩니다.
레오는고백합니다."에미.당신은제안에있으면서저와늘동행하는제2의목소리같은존재입니다.당신은저의독백을대화로바꿔놓았습니다."(132쪽)그러자에미도화답합니다."당신에게메일을쓰고당신의메일을읽는시간이저에게는일종의’가족타임아웃’이에요.이시간이일상밖에있는작은섬이라고나할까요?"(149쪽)
두사람은"(직접)만나자,그러지말자"아옹다옹하면서,그리고"이제그만헤어지자"몇번이나다짐을두면서도점차상대에게빠져듭니다.서로는서로에게섬과같은존재입니다.이쪽세상에서힘들고지칠때배를저어가면,마치가면을벗어던진것처럼완벽하게그대로의나를따뜻하게맞아줄그(녀)가기다리고있는섬이되는겁니다.적절한에피소드를섞으면서이만큼상대의감정을섬세하고깔끔하게파고드는문장들을일찍이보지못했습니다.보증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