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로비

가끔지금일하는기관과관련된국제기구에서외빈이방문을한다.

우리가외국에출장을가면현지의누군가가일정을안내하듯이

나도최근일부일정을맡아안내역할을했다.


25년전사회초년병시절그렇게외빈안내를한적이있었다.

회사의주요손님이아내와딸손자까지대동하고왔는데일을보는동안

가족들에게서울을보여주는것이나의역할이었다.


창덕궁(비원)을안내하고서울시내를함께다녔다.

내가맡은안내가끝난저녁에다시연락이왔다.

만찬에가족들까지참석을해야하는데호텔에서도저히베이비시터를

구할수가없다는것이었다.

아무도그일을감당할수있는사람이없어내가만찬이끝날때까지

다섯살배기꼬마를데리고호텔방에서놀았다.

이녀석이내가특별히자기를봐준다는것을알았는지연신냉장고를열고

먹을것을꺼내주며먹으라고했다.

“Thankyou,MissKang."

예의바른꼬마신사였다.


그때안내일을끝내고나나름대로결심한것이있었다.

내가안내를받는역은해도되도록이면안내하는역은하지않겠다는것이었다.

이후회사외빈이왔을때그일을거절했고다른후배가맡아했다.


그동안은출장으로또는방문으로외국을갈때안내를받는입장으로지냈다.

그래서이번에맡아한외빈안내가새삼스럽기도했다.

남산회전식당에서밥먹으며구경하기,경복궁안내,한강유람선타기,인사동거리안내,

이태원과명동,용산등에서쇼핑하기등오랜만에해보는일들이었다.


그러다보니하루에도몇번씩호텔로비에서외빈을기다리게되었다.

약속이있어호텔음식점에들어가는거와는또다르게일때문이라는것이

평소와는다른느낌을주었다.


분주하게오가는사람들,누군가를기다리며서성이는발길들…

밖에는비가오는데중국에서회의를마친아프리카정상들이방문하는날이어서

로비가더복잡했던것같다.

만찬에같이가기위해로비에서기다리고있는데로비한가운데에서

피아노연주를시작하였다.


유심히보는사람들이드문,복잡한호텔로비한가운데서나름대로열심히

음악에빠져드는연주자의뒷모습이눈에밟혀한장찍었다.


잠시머무는사람들의화려한외양이바쁘게보이는호텔로비.

국제회의또는오찬,만찬행사를준비하며,또참가하며자주드나들었고

해외파견나갔을때에는집구하기전에두달간을호텔에서살기도했다.


그럼에도많은사람들로붐비는호텔로비는늘허전하고쓸쓸한느낌이들게한다.

그날따라피아노연주자의뒷모습에서그쓸쓸한느낌이짙게배어나오는것

같았던것은비때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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