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5일장 유람에 나섰습니다. 원주에서 출발하여 연휴 상춘객들의 차가 밀리는 고속도로를 피하여 국도로 왔는데 둔내5일장터에 도착하니 한시간이 걸렸습니다. 원주에서 사는 장점이 강원도 내 웬만한 곳은 한두시간에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둔내시장터에서 열리는 5일장이 그리 크지 않아 한바퀴 둘러보고 늦은 점심을 하러 들어왔습니다. 돼지머리국밥을 시켜 새우젖과 매콤한 다대기를 넣고 묵은지 김치를 함께 먹으니 참 맛이 있습니다. 둘이서 밥 한공기를 나눠먹고 한공기는 반납했습니다. 여기서 누가 밥 한공기의 2/3를 먹었는지는 쓰지않도록 하겠습니다. 세월이 가면서 점점 밥 한공기가 부담스러워집니다.
5일장치고는 한산하여 물어보니 어린이날이라 평소보다 물품이 적게 들어왔고 사람들도 적다고 합니다. 음식점 쥔장과 이야기하는 중에 횡성군수 후보자가 아들과 함께 유권자들에게 인사한다고 들렀습니다. 알고보니 쥔장이 군의원에 출마를 했다고 합니다. 주위의 권고로 출마는 했는데 그냥 조용히 살걸하는 생각도 많이 든다는 쥔장의 소회에 하루 몇시간 자지 못하고 남편의 뒤를 따라다니며 바빴던 예전 생각이 잠깐 들었습니다.
정치에 뜻을 둔 사람들이 사회를 위하여 국가를 위하여 선거에 나선다고 하는데 국민들 사이에 경제는 1등, 정치는 3등이란 인식이 아직 내려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민들이 정치가 1등이라고 인정하는 시대가 오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좋아질까 하는 생각을 하니 생각만으로도 웃음이 나왔습니다.
시장 한 복판에서 돼지머리국밥을 먹으며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이시간이 행복한 시간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