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숲이호수를둘러싸고있는호수가에있는아늑한찻집,가을밤달은하늘과잔잔한호수위에떠가을선선한바람과함께어울려가을밤의낭만을한없이느끼게하며,찻집에서창을통해호수가로흘러퍼지는베토벤의월광곡은지나가는나그네의마음을사로잡으며호수가멀리까지은은하게울려퍼지고있었다.
밤열시가되여도찾아오는손님이없든텅빈시골찻집에20대후반의연인으로보아는남녀가문을열고들어섰다.두연인은모두키가커서썩잘어울리는커플로보였다.여인의갸름한얼굴은하얀피부가창백하다못해피부속까지들여다보일지도모른다는생각이들정도로창백한얼굴,남자는서구형의얼굴을가진미남자로,자리에앉으면서주문을받는주인에게,지나가다흐르는피아노소리에이끌리어이곳까지왔습니다.하면서미소를지으며커피두잔을시켰다.
약속이라도한듯그들은모두검은색의정장을입고있었다.여자는남자에게서방금전에받은듯한흰종이에싼붉은장미한송이를테이불위에올려놓았다.두남녀는커피잔을사이에두고테이블에앉아서로마주보며다만슬픈표정으로말없이앉아있었다.젊은찻집여주인이정성껏끓여테이블위에올려논커피는자정이다되여도마시지않아그대로테이블위에서이내선선한가을밤공기에싸늘하게식어갔다.
찻집주인은자정이자나도커피는마시지도않으며,다만말없이앉아만있는남녀를보면서무슨사연이있는것일까,왜아무말도나누지않지!남녀모두가너무잘생겼어…영화속에서나만날수있는미남미녀들이이런시골먼곳까지왜왔을까!찻집문을닫을시간이넘어서야상념에서깨어난그녀는남녀가앉아있는테이블로다가갔다.그리고그녀는미안한표정으로두손을비비며,저실례지만,문을닫을시간이되여서,하며말끝을흐리자남자는벌써시간이이렇게되였나요!하면서시계를보면서죄송합니다…하면서여자와함께자리에서일어나카운터앞으로가얼마지요?하고물었다.
만이천원인입니다,주인이대답하자남자는양복안주머니에서지갑을꺼내방금인쇄되어나온듯한새만원짜리지페두장을꺼내어주인이게주었다.주인이거스름돈8천원을남자에게주자,남자는괜찮습니다,하면서여자의손을잡고문을열고여자를앞새우고찻집을나갔다.찻집주인은잘생긴두남녀가어떻게이런시골까지왔을까!하는생각에다시빠져문밖을나서는두남녀가사라진후에도문에서시선을떼지못하다가계산기를열고하루의매상을정리하기위해돈을꺼냈다.만원짜리지폐를넣어두는칸에서돈을꺼내든순간젊은여주인은자기의눈을밎을수가없었다.만원권지페위에는방금받은새만원권지폐2장대신노오란은행잎두개가놓여있었다.선뜻한기분이든주인은찻집문을열고밖으로나가두남녀를찾아봤다.아직호수를따라길게뻗은길을벗어나지못했을것이라고생각하며낮같이밝은달빛으로호수가에난길끝까지살펴보아도두남녀는이미보이지않았다.
갑자기한기를느끼게하는찬가을바람이호수가에일며,수많은은행잎들이작은회오리바람에기둥을이루며날아오르면서섬찟한생각으로넑잃고서있든찻집주인앞으로몰려와수북히쌓이기시작했다.잔잔한호수는바람결에물결이일며호수위의비친달빛은갈라지며춤추듯움직이기시작했다.
흐르는곡은베토벤의월광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