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집이샌프란시스코13억,텍사스1억3천만원?
강한규제가美집값되레부추겨
미캘리포니아의샌타모니카·라호야·샌타바버라의중산층주택(방4개·주차장2개를갖춘단독주택)의가격은우리돈으로17억~18억원정도.샌프란시스코라면13억원정도가필요하다.하지만텍사스의알링턴과같은중서부도시의같은규모주택가격은1억5000만원선을넘지않는다.
땅이넓어집값이싸다고알려진미국.그런데도시·지역별주택가격격차는우리의상상을훨씬뛰어넘는다.그도그럴것이땅면적과집값은역(逆)상관관계가있다고믿어왔으니….그런데재미난것은도무지이해안되는이현상을미국인들도의아스럽게생각한다.
펜실베이니아대학와튼스쿨의조셉그르코와토드시나이,컬럼비아경영대학원의크리스토퍼메이어교수는‘수퍼스타도시들’(SUPERSTARCITES)이라는공동논문을통해이런의문에해답을제시했다.
이들은지난40년간의미국주요도시주택가격과인구·소득통계를분석한결과‘특정도시들이다른지역에비해집값상승률이지속적으로높았다’는사실을밝혀냈다.그렇다면특정도시들은도대체어디일까?대표적인곳이샌프란시스코와보스턴·뉴욕·시애틀.이들은집값높기로악명(?)높은도시들이다.이들은이도시에‘수퍼스타도시(City)’라는이름을붙였다.수퍼스타도시는40년간집값상승률이연평균2.47~3.96%.미국대도시평균1.77%의2배가넘는다.40년간격차가누적되면서집값차이는기하급수적으로벌어졌다.
수퍼스타도시들은왜,어떻게가격이지속적으로상승했을까?
첫째,어떤이유에서든그도시에살기를원하는부자들이지속적으로존재했다.메이어교수는“수퍼스타도시에살기위해프리미엄(진입비용·높은임차료나매매가격)을기꺼이지급하겠다는고소득자들이끊임없이유입됐다”고밝혔다.
둘째,수퍼스타도시에서부자들의이사수요는많지만건축규제등으로주택이제대로지어지지않았다.이를학문적인용어로‘주택공급이비(非)탄력적’이라고한다.즉주택을지을수있는땅자체가부족하거나엄격한건축규제로주택가격이올라도주택건설이제대로이뤄지지않았다는것.
그도시에살기를원하는부자들은많다.하지만그들이살수있는주택이충분하지않다보니다른지역에비해가격이오를수밖에없다는것이이들의주장이다.메이어교수는“수퍼스타도시에사는것은‘희귀한사치재(財)’를소유하는것과같다”고설명했다.
‘수퍼스타도시’에서는어떤인구변화가나타났을까?가슴아픈얘기지만못가진자의설움이미국대도시에서도어김없이발생했다.집값이꾸준히오르면서전체인구에서부자들이차지하는비율이늘어나고있는반면가난한사람들은치솟는집값을견디지못해도시를떠나야했다.샌프란시스코의경우,1970년대10만달러이상의고소득자가7%에불과했지만2000년에는30%로늘어났다.
관광도시로유명세를떨치며지난2,3년간집값이급등한라스베이거스·마이애미도수퍼스타도시로분류될까?라스베이거스는관광·도박도시일뿐만아니라노인건강에좋은기후때문에은퇴한부자들이몰려들고있다.마이애미역시세계적인휴양도시로,남미와유럽의부자들이고급주택을사들이면서지난3,4년간집값이급등했다.
하지만이들학자들은마이애미나라스베이거스는‘수퍼스타도시’가될수없다고주장하고있다.수퍼스타도시와달리건축규제가강하지않고개발가능한토지도널려있기때문이다.라스베이거스나마이애미는집값이급등하면서주택공급이증가하고있다.그래서이들학자들은‘장기적으로가격상승률이떨어질수밖에없다’고주장하고있다.또‘부유층거주자증가,빈곤층거주자감소’라는특징이명확하게나타나고있는샌프란시스코와달리,라스베이거스는부유층과빈곤층비율이그대로유지되고있다.
‘건축규제가집값급등을촉발시키는중요요인’이라는것은이들외에도미국의많은학자들이주장하고있다.와튼스쿨수잔왁터교수는“건축규제가강한특정지역을제외하고대부분지역의집값상승률은장기적으로보면물가상승률정도에그쳤다”고말했다.집값상승률과주택공급의관계는실증통계로도증명이된다.수퍼스타도시인샌프란시스코·샌타크루스·새너제이등은지난40년간연평균집값상승률이4%안팎이었지만주택공급증가량은연평균1~2%에불과했다.반면연평균주택공급증가량이6%전후였던라스베이거스·오클라호마시티는연평균집값상승률이1%대에그쳤다.
수퍼스타도시론이갖는이론적성과는집값이비싼지역을‘수요와공급’의양(兩)측면에서동시에규명했다는것.‘도시가갖는편의시설의차이가집값차이를유발한다’,‘고급일자리가늘어나면집값이치솟는다’,‘높은집값상승률(혹은임대료상승률)은높은가격에집을사는집주인의리스크를보상해준다’등의기존이론은수요와공급중한측면만을강조했다.
수퍼스타도시론이최근미국언론에서각광받고있는이유는불황기재테크전략을짜는데도움이되는실용적이론이라는이유에서다.9월미국의신규주택판매가격은전년대비9.7%하락했고,기존주택의판매가도사상최대폭인2.5%나떨어졌다.
기존부동산평가업체들은여전히‘수퍼스타도시론’을수용하지않는다.무디스이코노미닷컴등부동산정보업체들은최근소득대비집값비율(price-to-incomeratios)·지역경제성장률등을활용,향후집값전망치를내놓았다.이들은주택가격이상대적으로싼피츠버그·내슈빌·휴스턴·세인트루이스등이저평가됐기때문에앞으로집값이평균이상오를것이라고예측했다.반면집값이비싼샌디에이고·로스앤젤레스·뉴욕·워싱턴은향후집값상승폭이낮을것으로예측했다.이논리에따르면가격이비싼지역보다는가격이싼지역의주택을사는것이재테크에유리하다.
하지만‘수퍼스타도시론’을지지하는전문가들은“집값이비싼샌프란시스코·시애틀같은지역의주택을사야재테크에유리하다”고주장하고있다.그증거로,과거10년간집값이비싼지역의상승률이더높았다는것.미경제전문주간지비즈니스위크에따르면80년대말~90년대초반미국의대도시상당수가가격폭락을경험했다.하지만수퍼스타도시지역은대부분인플레이션을감안한가격이15년전보다43%나올랐다.반면일부지역은아직도15년전가격보다19%가하락한상태다.지역경기는좋았지만주택공급량이많았던휴스턴은인플레이션을감안한집값이역사적인최고점이었던1983년보다아직도19%가낮다.
수퍼스타도시는경기불황에도가격이떨어지지않을까?메이어교수는“경기불황이닥치면수퍼스타도시의집값도급락할수있다”며“그러나공급이부족한반면수요가많기때문에집값은금방회복될수있다”고말했다.
수퍼스타도시론에대한반론도만만치않다.비싼주택가격은결국지역경제는물론집값에도‘독(毒)’이된다는것.높은집값은장기적으로기업을다른도시로유출시켜일자리감소와집값하락으로연결될것이라는주장이다.하버드대의에드워드글래서교수는“기업들은주택가격이오르면직원들의임금도올릴수밖에없다”며“기업들은다른지역으로이주하고주민들이줄어결국가격은떨어질것”이라고밝혔다.실제미국에서집값높은지역으로꼽히는매사추세츠의경우,2003~2005년에인구의0.3%가다른지역으로이주했다.그는“인구가증가하지않는지역경제는쇠퇴할수밖에없고,새로운집이없다면인구는늘어날수없다”고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