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미국카페에서퍼온글입니다.

3년전의일입니다.서울에사는아는사람으로부터전화가왔습니다.미국에서태어난한국아이의부모가이웃인데미국으로유학을보내고싶어하니도와줄수있겠느냐는내용이었지요.마침아들한명밖에없는지라그아이와함께살면좋을듯싶어서그럼가을학기에오면좋겠다고했지요.좀황당한전화였지만,서로에게좋을것같아서요.남자아이가첼로도잘하고,운동도잘하는모범생에다가,아버지가대학교교수라고해서우리아들이배울것이많을것같았습니다.

그런데갑자기전화가온지일주일만에공항에서전화가왔습니다.아버지가미국에서학회가있는데,오는김에데리고왔다구요.일반적인상식으로는알수없는경우이지요.그래서차를빌리든지택시를타고오라고했더니,면허증이없어서차를빌릴수는없고,택시는어디서타는지를모른다는그아이의아버지였습니다.별수없이하던저녁을뒤로하고남편과함께그두사람을데리러갔지요.한국을떠난지오래된남편은정말어떡하다가우리가이런일을하게됐는지모르겠다고허허웃었지요.갔더니우리집에서살려고오는아들이나,일주일동안학회에다니러온아버지나두사람다작은가방하나씩이었습니다.참,안경은3개나되었습니다.오랫동안써야할테니까…

다음날아침,아버지의말이"내일은학회에참석하러가야하니,오늘학교신청을해야겠습니다"무슨서류가있나봤더니,아버지가번역한아들의성적증명서(성적이어떻게둔갑했는지는독자여러분께맞기지요),아들의상받은내력(청소열심상,친절한상…),첼로열심상…

모든서류를하루종일뛰어다니면서하고나니참슬펐습니다.이런사람이있다니…

아버지가떠나면서자기의벨트를빼어주었습니다.아주낡은벨트를주면서,"아빠는미국에처음왔을때100불을가지고왔었는데,10년뒤박사학위을받아서한국으로갈때는텍사스주에땅을사두고갈정도로돈을모았었다.너도그럴수있다"라고말을하는것이었습니다.어쨌든아이는참착했습니다.우리아들은빈들빈들놀고있는데도아이는정말열심히공부를했습니다.일주일쯤지났을까요.그아이의아빠로부터이메일이오기시작했습니다.잘있는지에대한질문은없고,언제그아이가부모를미국으로초청할수있는지,동네사람들이좀도와서운동을할수있을지….

알고보니첼로는해본적도없고,운동이라곤학교운동장에서농구공을혼자서열심히했던정말착한아이었습니다.

가엾어서공도사주고,동네에서운동잘하는아이와사귀도록데리고다녔습니다.아들이트럼펫을불기에악기도한가지했으면싶어서아이의엄마에게전화를했더니,누나대학재수때문에돈이없으니할수없다는것입니다.아이에의하면집이두채나되는데아버지가엄마에게돈을주지않아서엄마는돈이없다는말이었습니다.한심스러웠지요.

여름방학이되었습니다.집에가고싶은아이의마음,조금은자랑도하고싶었겠지요.그래서엄마가허락을하면다녀오라고했지요.전화를했더니영어를마스터할때까지는오지말라는것입니다.너무화가나서아이가친구들도그립고,부모를그리워하니보내려고한다고했더니,공짜표가없어서보낼수가없다나요.홧김에그아이의비행기좌석을예약하고,부모에게알렸습니다.공항으로마중나오라고.그런데웬일입니까?부모가우리모르게예약을취소해버렸습니다.떠나기이틀전에야우리는그사실을알게되었지요.

더이상이사람들과상대하기가싫어서이착한아이와작별을하기로작정을했답니다.그리고부모에게전화를해서우리는더이상이아이를맡아줄생각이없다고이야기했습니다.그때갑자기그엄마왈,"이달부터는아이생활비로300불씩보내려고했는데요"그아이가먹고자고,또옷을사는것도내아들처럼,때로는더잘해주고싶었고,그렇게했었지요.안쓰러워서.

아이는울면서서울로돌아갔고,교회를통해서아버지는그아이를다른집으로보냈습니다.1주일이지나기전에그집에서도나갔다는이야기를들었습니다.아이의물건이없어졌다고,아버지가전화로소리를질렀다는군요.그다음은다른주로갔다는데,여전히우리아들녀석과연락을하면서지냅니다.너무나오고싶다고간절해하지만,그부모의남에게폐를끼치는것을당연히알고,미국사람들은누구나가난한한국사람들을도와줄것이라는망상때문에저는그아이를집에초대할수가없습니다.

아이의아버지는거의60이다된교수입니다.제가그대학의웹페이지에가서확인도했지요.어쩜이런부모가있을까요?

그아이가떠난6개월후쯤,저에게소포가하나도착했습니다.말린인삼이었습니다.참으로그아이가먹었으면하는마음밖에없었습니다.그인삼을보는순간,저는그아이를우리집에소개한엄마에게전화를해서한바탕소리를질러버렸습니다."다시는이런것보내지도말고,나를잊어달라고"

미국에서학교교사로,socialworker로살아오면서,많은사람들을만나고,도움을주기도하고받기도했습니다만,이런부모는정말처음본신기한종류의사람이었습니다.우리의처지가어떻든,또과거가어떻든,지금착하게살면서,나는어떤사람인지다시한번생각해보는부모가되어야겠습니다.조기유학이어떤영향을줄지깊이생각해보면좋겠습니다.성공은출세도,이름좋은대학도아닌,서로가서로에게필요한존재가되는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