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침에병원에따라가통역을해주는친구로부터전화가왔다.
친구는,야뭐하냐?
나차마시고있어.
S노인이병원에입원했다퇴원하셨는데같이병문안안갈래?
거좋은생각이다,
나도못뵌지가6개월이넘었다.그래서오후1시에한국수퍼에서
친구를만나배를한박스사들고S노인의집을각자차를타고갔다.
도착해서노크를해도인기척이없었다.나보다먼저출발한친구는
아직도착하지않았다.길을잘못들었나아니면오다가사고라도났나,
발길을되돌릴수도없어방문한집압에서담배를한대피우고
한잠이나더기다려서야친구는그때서야도착했다.
하도찾아뵙지를않아집을찾는데한참이나헤맸다는변명을하는
친구가나에게는가끔찾아왔다고전화로한말은그야말로새빨간
거짓말이었다.60을넘은녀석의거짓말사람을다시보게만든다.
이친구야말로S노인댁을마지막방문한지가5년도넘었다.
친구와함께대문을두드리자그제서야노인은대문을열었다.
몇달전지병인심장에이상이있고하반신마비증세도겹처병원에
입원을하자병원에서의사는이제가망이없으니너싱홈으로모시라고
자식들에게권했으나자식들의반대로집으로모신후상태가호전돼
거의정상인으로돌아왔다.
자식이여섯이나집근체에살고있으니어떤일이있어도너싱홈은절대
가지마시라고말씀을드렸다.미국의너싱홈(Nursinghome)이어떤
곳인가,남녀노소누구나신체적인장애로간병인이필요한사람들이
가는곳이다.
S노인바로이웃에미공군에서은퇴한부사관이한국여인과결혼해서
살고있었다.그집의아들과내아들이친구사이고한동네서살아서
그부사관과나는친구사이였다이친구가60도되기전에뇌졸증으로
쓸어져왼쪽이마비가되였다.VA병원에입원을했으나그친구부인이
병원이너무멀고또영어도제대로못해서동네에있는너싱홈으로
남편을옮겼다.
이친구가입원해있는너싱홈입원실을찾아가자2인입원실에누워있는
그는몰골이말이아니었다.수염은자랄대로자라얼굴을덮어눈과
코만보이고악취마저풍겼다.이너싱홈은환자면도도안시켜주고
목욕도안시켜주냐고묻자,그는자기가면도하기싫어서자신이거절
했다고했으나평소수염을기르지않고깔끔했든그가면도를거절했다는
말은믿을수가없었다.내가면도를시켜주지,그의소지품을뒤져봤으나
환자가쓸만한면도기가없었다.이웃에있는왈맛으로달려가전기
면도기를사가지고돌아와면도를말끔하게해주고병실담당간호사를
불러목욕좀시켜달라고부탁을햇다.눈물을흘리며찾아주어고맙다는
말을하며,퇴원하면나와함께뭐든지같이사업을해보자고했다.
왼쪽몸만마비가되였을뿐정신은옛날과같이똘똘했다.
자신의처지를비관할때마다그는가족들에게죽고싶으니집에있는
권총을갔다달라고졸랐다.전남편의자식이둘이나있는한국여인과
결혼해미국으로돌아올때의붓자식을둘이나양자를해서데리고온
그는아주착한친구였다.
그의부친은소련군중견장교였다.히틀러가소련을침공하기몇년전,
스탈린은소련군의대대적인숙청작업을벌여소련군내중견장교
대부분을시베리아굴라그수용소로유배를보내거나아니면처형했다.
히틀러가침공하자백만대군의소련군이저항한번제데로못하고독일군
에게5십만이상이포로가되며괴멸된원인이바로스탈린이소련군
중견장교를숙청했기때문이었다.
그의부친은시베리이로유배를가가전운좋게폴란드로탈출해서미국으로
이민을했다.소련이민이세인그는동네너싱홈에입원해있다가내가
이사를온직후,그의친아들이아버지가죽었다는전화를해서그의
죽음을알았다.
고등교육도받지못한주제에,그의아내는모른것이없다는듯잘난체를
했다.무식하면순진하기라도했어야주위에서그녀를도와줄생각이라도
하겠지만,그녀는그잘난체하는싸가지없는입때문에아무도
그녀와가까이하려하지않아이웃들로부터항상개밥에도토리
신세였다.
그의아내가그를VA병원에서너싱홈으로옮기지않았거나,아니면집에서
남편인그를돌봐주었다면그는절대그렇게허망하게죽지는않았을것이다.
건강한배우자나,건강한자식들이불구가된아내나남편,부모를집에서
간병해보지도않고너싱홈이좋다고보내는동포들이많다.메마른세태를
대변하는인정없는인간군상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