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차 모년 모일~~~~

기축년1월7일,모친의기일아들과함께제사상을차렸다.

대문을열었다.촛불에불을붙여촛대에꼿은다음고향에서온향에불을붙여대접인

향로에향을꼿았다.아들이딸아주는술잔을향위에서세번돌린다름제사상에올렸다.

유세차모년모일,축문을읽어내려가며어릴때폭격으로돌아가신할아버님제사에

축문을읽어내려가는큰아버님의목소리가떠올랐다.낭낭한목소리로큰아버님이읽으시는

축문의뜻은알수가없었으나축문을읽는목소리는근엄하게대청에울려퍼지며내귀에

닿았을에느꼇든축문읽는소리는이세상이아닌신들이모여사는세상에서신이경을

읽는경건한목소리로들렸다

내가읽어내려가는축문을세상에태어나내뒤에서처음들어보는아들은어떻게듣고

느끼고있을까,축문을읽은다음아들과함께재배를하고난후비로소나는아들이

모국어를구사하지못한다는현실을깨닫고,내가읽은축문소리는아들에게는우주의

먼곳에서지구에도착한외계인이알수없는말로무엇인가를자신에게호소하고있다는

생각을했을지도모른다는생각을떨처버릴수가없다.

어머님제사를돌아가신후처음지낸다음날아침,친구가전화를해서안부를물었다.

나잘있어,그리고어제어머님제사를지냈어,라는말이내입에서떨어지자마자그는

나에게믿는사람이왜제사를지내냐고장황설을늘어놓기시작했다.

친구의말은바로멀지않은지난날,내가제사를지낸다는사람들에게하든말그대로였다.

그도나도주위의나를아는거의모든사람들이다함께어떤최면에깁게빠져서헤어나오지

못하며지난몇십년을살아왔다.지난날내가함께했든우리모두는죽어야건널수있다는

요단강물속진흙뻘에푹빠져헤어나오지못하고발버둥치며,신의잣대로만세상을재단하는

눈은새상을있는그대로보지못하는중병에걸렸다.

요단강물속진흙뻘에빠져허우적거리는어느날,불현듯돌아가신어머님의모습이떠올랐다.

71년8월,월남으로떠나기전,한달휴가를받고태평양을건너고향집을찾아갔다가

미국으로돌아오는날,공항으로가는나를배웅하기위해길고긴공장담믿길을따라

걸어오시는어머님을앞서걸어가든내가뒤로돌아서며,이제집으로돌아가시라고

말하려고하는순간,촛점을잃은어님의눈에서눈눈물이강물처럼양볼을타고흘러

내리고있었다.

미국으로돌아가이제몇일후면아들이월남의전쟁터로떠나가죽어다시는볼수없을지도

모르는마지막순간이될지도모른다는애절함,집에온아들에게너무가난해그저아무것도

줄수없었다는서러움과야속함이눈물이되여어머님의양볼을타고흘러내렸다.

어머님이제집으로돌아가세요,하고말했으나어머님은넋을잃은듯눈물만흘리며내앞에

서계시다두번째집으로돌아가시는말에정신을차리시고흐르는눈물을치맛자락으로

닦으시며아무말도하시지못하고뒤돌아가시며소리내여울기시작했다.

나죽어요단강대신.요단강이있기전,먼옛날부터있었든죽은자가건너야되는

스타익스(Styx)강을건너가야겠다.그강을건너기전,강물이잠잠해지면강물에

비친자신의아름다운모습을한번더보기위해죽어서스타익스강을아직도건너지

못하며강가에서서성이는나르키수수를만나보기위해서.

어머님의제사를지낸후,어깨에지고있든큰짐을내려놓은듯몸과마음이가볍다.

옛날에작기만했든세상은더크고또넓게보이며,굳개닫혔든마음의문도활짝

열리며,아침마다떠오르는태양은더찬란한빛으로나를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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