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생일날은 아무도 모른다

어제는아침부터막내딸이전화로소포도착했냐고계속전화를

했다.내생일이새해일월초순이어서성탄절선물받은지3주만에

바로생일날이돌아와서아이들이아빠생일선물준비하는게부담이

될것같아매년성탄절이면애들에게,아빠는머~언옛날우주가

혼돈에휩싸여아무것도보이지않을때,지구어디에선가세상으로

혼자툭튀어나와아무도본사람이없어서아빠는태어난생일을모

르니,제발생일선물사지말고그저모르는척하고지나가자고

부탁을할때마다애들은,아빠잘알았어요,생일선물없으니그렇게알고

걱정하지마세요,라고모두가똑같이나를안심시키곤했으나

매년애들은서로약속이라도한듯모두가나와의약속을지키지않고

있다.

어제막내딸이오후6시가넘어서전화로소포를받았냐고

다시전화를해서,아직소포가도착하지않았다,사지말라는

생일선물은왜돈들여사서보냈냐고한마디하고전화를끊고

저녁을먹을때초인종소리가요란하게울렸다.

대문을열자택배사직원이대문앞에박스를놓고얼마나바쁜지

총알처럼차를몰고떠나갔다.

포장박스를뜯어내자선물상자가나왔다.

막내딸에게소포가방금도착했다는전화를하고선물박스를열자

쏘쎄이지세개와치즈몇종류,초코렛등등10여가지다른종류가나왔다.

사위와딸은손사례를처도지난일요일날집에서피자와생일케익을

만들어초대를하고,다음날병원갔다집에도착하자사위녀석이대문

에달려있는두개의락을새것으로달아주었다.7년쓰고나자집장사가

대문에단싸구려락은기름을부어도열거나잠그기가쉽지않았다.

아들녀석과처남은현금을우편으로보내주었으나매년생일날이되면

세상이귀찮아내가누구인지를찾기위해세상인연훌훌털어버리고지리산

으로들어가고싶은충동을느낀다.

몇년전,주역의대가인후배와함께양주에있는암자에서근처에있는

동기스님들로부터,야너떄문에장사못한다는원망을듣는학승을

찾가간일이있다.

암자로들어가모자를벗자파리가앉으면미끄러질것같이매끄럽고,

에버레스트정상처럼뽀족하게툭튀어나오고,머리카락몇개남은내

두상을보자스님은허허,전생에몇번이나인간으로태어나득도를한

도승의환생이로군,내절에공부방이있으니언제든지생각나면오십시요했다.

스님의말이떨어지는순간,그러면그렇지,그저태어나서안해본일

없고나보다는먼저남을위해서살았고,또남은여생도내가죽어야만

남을위한봉사가끝나는고통스러운나의삶은어느산계곡에있는

암자에들어앉아득도를위해용맹정진을해야할팔자를타고난사람이

속세에서역행을하고있으니그응징의대가가당연한것처럼느껴졌다.

옛날부터기회있을때마다지리산계곡으로들어가겠다는말을버릇처럼

해대며살고있었든나에게그스님의말한마디는타는불에기름을부은듯

시도때도없이블러그에서나언젠가는지리산계곡으로들어가겠다는말을

도배하듯하고있다.그런생각을하면서도고생스러운삶을있게한내가

태어난생일은생각도하기가싫어몇년전부터는아예내생일날은미역국도

절대끓여먹지않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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