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왜아름다운가,밤이아름다운이유는세상의더러운모든것들이어둠에가려
보이지않기때문에나는밤을사랑한다.밤이깊어갈수록정신은새록새록맑아오며,
담배한대붙여입에물고페속깊이연기를들여마신후,칡흑같이어두운밤하늘로
연기를불어낼때마다,연기속에서지난날사랑한여인들의얼굴이미소지으며
밤하늘아래줄줄이떠오른다.
눈이예뿐여인,키가크고얼굴이갸름한여인,금발에파란눈을가진인형같은
여인…이밤그녀들은지금어디서무엇을하고있는지눈을감으면궁금해진다.
흠,이렇게쓰다보니이글을읽는독자들은오를리가카사노바가아닐가하고의심들을하겠지만,
담배연기속에떠오른아름다운여인들은그저길을가다가옷깃을스친인연만있을뿐
다시는만날수도없는여인들이다.
담배를끊겠다는의지를실천하기위해몇일간니코틴페치를붙이자병약한노병의몸은견디지
못하고거의혼수상태에빠졌다.특히어제하루는정신이없어비실거리며하루종일누워서
침대에서일어날기운도없었다.
침대에누어서이러면안돼지,밤12시가되어서야그런생각이들어자리에서일어나부엌으로
달려가서지난해곳감을만들고벗겨서말려논감껍질을한웅쿰손에쥐고냄비에물을붓고
마른감껍질을넣고펄펄끓였다.
커피머그에끓인감껍질차를한잔딸아마시고한시간이지나자비로소나를찾았다.감껍질에는
몸에축적된니코틴을제거하는성분이있어서그차를마시자효과가나타났다.뒷뜰로나가
맛도없는담배를한대입에물자서쪽자평선으로지는달이구름에가려수즙은듯얼굴을
붉히며나를반겼다.
칠흑같이어두운밤,새로세운담장은향내를풍기며우뚝서있었다.바른쪽구퉁이에서있든나누를대추
나무만남겨두고싹뚝잘라냈다.그러자답답함이풀렸다.
왼쪽구퉁이에심었든나무도잘라냈다.양쪽구퉁이를가린나무가답답하게느껴져
나무를잘라내자몸과마음이하늘을날것처럼가뿐하다.
뒷뜰에서집압으로나가는담장문
검게퇴색하고,가로지른나무가휘어볼때마다
짜증을느꼈든담장을헐어내고새담을세우자
들어간돈이아깝지가않을정도로담장을볼때마다
마음이산뜻해온다.
새벽네시가되자정신은새록새록더맑아지며,뒷뜰에서가부좌를하고앉아
명상에빠져들어가고싶은충동을느낀다.무럭무럭자라는배
무럭무럭자라는복숭아가한밤에아름다운자태로가지에매달려있다.
담배친구여,너를멀리떠나보내려다홍역을치루듯고생을한후생각해보니,너야말로나를위로해줄수
있는유일한친구라는사실을잠시잊었으니섭섭하게생각말고나를용서해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