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 그려보는 내고향의 얼굴
서울에와서시차가회복되면제일먼저성지를찾아가는순럐자처럼찾아가는고향이있다.그곳은내가태어나6.25전까지살든영등포가아닌김포고천면향산리다.자석에쇠붙이가끌리듯찾아가는고향은그곳에서초등학교와중헉교를졸업할때까지살든곳으로내잔뼈가굵은곳이다.
내고향인그곳은내가태아일때어머님의배속에서탯줄에연결되여유영하며,내가세상에태어나기전까지필요한생명의영양을공급받으며9개월을살든것처럼,내고향은
태평양바다건너이역만리에서살아도하루애도수백번씩번개처럼내뇌리에서떠오르며,슬플때나기쁠때나고향이라는탯줄에묶여내고향은나에게글을쓸수있는영감을끊임없이오늘도전해주고있다.

90년대초에지은마을회관에성금을낸이름들은모두가내친구이거나친척들이다.

태아의탯줄처럼연결된내고향은지금아파트라는공룡에먹혀고향사람들은정든집과땅을팔고많은사람들이떠나가페허로변해가고있었다.

내어린시절한강둑푸른풀밭에누워푸른하늘에미래의꿈을그리든둑은북한의첩자들이한강을이용해행주까지제집드나들듯드나들어60년대말철조망이남북으로처져한강물가까지갈수가없었다.

철조망너머로보이는한강그리고한강물을남북으로흐르게막고버터고있는이름없는섬너머에일산시에있는흰공횽같은아파트군이보인다.휴전선안에인적이끊긴비무장지대가있다면김포한강하류에는40여년간인적이끊긴저이름없는섬이있다. 장마로불어난한강물이빠지면저섬으로배를타고가서웅덩이에같힌물고기를잡으며,가을이면작은대나무키많큼이나큰갈대를베러가고,한여름물이빠지면갯펄에서엄지손가락한마디많큼이나큰재첩을잡았다.1950년여름전쟁으로먹을양식이부족하자고향사람들은저섬으로몰려가서모데라는풀의열매를수확해서모데묵을만들어먹었다.한겨울강물이얼고기러기떼가날아오면미군들이핼기를타고기러기떼를몰아오면섬에서대기하고있든미군들이엽총으로기러기를사격해기러기들이수도없이죽어서섬으로떨어졌다.지금은있을수없은불법사냥을미군들이자행하고있었다. 나는가끔이렇게많은추억들로역어진내고향에얼굴이있다면그모습은어떤모습일까?하고생각해보는버릇이있다.내가그리는내고향의얼굴은잘생긴꽃미남이나꽃미녀가아니다.고향을떠난많은사람들이고향을어머님과같은여성상으로생각하지만내마음속의고향은어머님의모습이아니다.내가생각하는고향의얼굴은아버님같이인자한얼굴의남자,맘씨좋은이웃집아저씨같은남성상이다. 티비드라마를보든어느날,나는드디어내고향의얼굴을가진탤런트를찾아냈다. 티비에서캡처한이탈랜트의이름을나는아직도모른다.기쁠때함께기뻐해주며,슬플때함꼐슬피울어줄수있는마음씨좋아보이는그의얼굴에서나는옛날정든고향사람들의모습을떠올리며바로이탤런트가내고향의얼굴이라고생각하기시작했다.

찾아간고향의한강물에손을담글수도없었고,저멀리보이는이름없는섬에갈수도없었지만,고향을찾아온나에게한송아코스모스가내고향사람들을대신해서나를반겨주며미소짓고피어있었다.

고향에내리는가을비는외로움과서글품과함께내리며,외로움과서글품은비에젖은내옷을뚫고피부깊숙한곳,뼈속까지파고들어집떠난나그네의마음을흔들며나를놓아주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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