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날 콩나물국을 먹으며

날씨가어젯밤에는수은주가섭씨10도까지내려갔다.
아침9시에영하7도,저녁나절에영하1도였으나해가지자
계속내려가고있다.택사스로이사온지30여년만에가장추운날씨다.

저녁은한국에서수입한햅쌀로밥을짓자윤기가흐르며,그맛이
어린시절가을철에햅쌀로지은기름진밥맛과같았다.콩나물국을
끓일때수한님부부가선물로준청양고추가루를넣고끓이자
맵고개운한맛에밥을한그룻더먹었다.

이곳에서파는고추가루의쓴맛이아닌달콤하면서도
매큰한청양고추를주신수한님부부에게고추가루를
먹을때마다고마운마음을어떻게전해야좋을지모르겠다.

지난12월29일은이민온지만40년이되는기념일이다.
뒤돌아보니세자식을어떻게길렀는지….그저애비를믿고
집을뛰처나가지않은것만으로도신에게감사를드리고싶은
심정이다.

초보이민때영어를못해서받은수모와지금도가끔씩격는인종적인멸시를
생각하면목에걸린생선가시처럼목이아파오지만,가난한
삶에서벗어나기위해서이민을왔으니어쩔수없어서그저참고견디며
살아온지난40년을되돌아보면,물에빠진넘살려주자보따리내놓으라는
속담처럼들릴지도모르겠지만,나의이민생활은결과적으로빵과
자존심을바꾼삶으로,그저후회밖에없는비굴한삶이었다.

몇일있으면흐르는세월은어김없이초원까지찾아와나에게생일을
앉겨주며,그동안고생많이했다고주름몇개를얼굴에더그려넣어주고
훌적가버리겠지만,내나이가몇살이되는지는너무두려워알고싶지도않다.

새해복많이들받으시고,하시는일마다성취하시기를
택사스대초원에서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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