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비가와서그런지커피한잔들고뒷뜰로나가자
달팽이집은없고알몸으로기어다니는달팽이십여마리가뒷뜰
시멘트바닥으로기어올라오자달팽이는시멘트바닥에가지고있든습기를
모두빼앗기자달팽이들은고통스럽게죽어가고있었다.

죽어가는달펭이를밟고걸어가피크닉테이불에앉아커피를반쯤마시자
똥파리한마리가언디선가날아와들고있는커피컵에앉았다.
손으로커피컵을흔들자똥파리는사뿐하게공중으로날아올라커피컵
위에서몇바퀴윙윙거리며돌다가나치독일군의융커급강하폭격기가
스탈린그라도상공에서특유의폭음을내면서급강하해지상에있는목표물에
폭탄을정조준해명중시키듯,똥파리는아줌마커피향의
유혹을이기지못하고급강하해서내가맛있게마시고있는커피컵
한가운데로풍덩빠졌다.

커피컵속으로돌진한똥파리는자신이커피속에빠진사실을망각
이라도한듯여섯개의다리로허우적거리며아줌마커피맛의
삼매경에빠졌다.

인간들이한여름집안에서음식을먹을때면귀신같아냄새를맞고
열어논창문이나문틈으로날아들어와내가먹기도전에상에차려놓은
음식위에앉아서시식을하는똥파리야말로인간이가장혐오하는곤충이다.

음식에앉은똥파리는질병의원인을제공하는옮기는날아다니는세균
덩어리다.그래도인간들은음식을먹을때는음식위에앉은파리를부채나
손으로휘휘저어쫏으며,똥파리는원래그래,별것아닌듯음식을꾸역꾸역
맛있게먹는다.

그러나똥파리가앉았든음식은별것아니라면서맛있게음식을먹든
인간들이멕주잔이나커피속으로빠져든똥파리는더럽다고맥주나커피를
쏫아버리는행동은인간의극단적인양면성을보여주는행위다.

똥파리는커피컵한가운데서아줌마커피를너무마셔배가통통해
져아직도허우적거리며눈을돌려나를처다보며살려달라고애원이라도
하듯여섯개의똥파리다리는더욱더힘차게허우적거린다.

내가먹는음식에앉은음식은파리를쫏으며먹는나도내가마시든
달콤한커피속에빠져허우적거리는똥파리는더럽게보이기시작하면
서달콤씁씁한아줌마커피맛이뚝떨어졋다.

커피맛을잡치게한똥파리,커피잔안벽을타고기오오를듯말듯
안타깝게죽을힘을다해벌버둥치는똥파리가역거워커피컵을손으로
살살돌리자커피가컵안에서소용돌이치며빙글빙글돌아가자똥파리는
컵안절벽에서떨어져컵한가운데로밀려나가서키피와함께빙글빙글돌며
죽을힘을다해또다시발버둥치기시작한다.

똥파리를놓고내마음깁숙한곳애서불심은건져내서살려주어라,

너와인연이있느니라,기독교의신은아니다,파리를건져내고커피를

마시면네가병에걸려죽을지도모르느니라,커피를버리고파리는죽여라는

소리가들려와달콤한아줌마커피를똥파리를살려주고계속마실가,

아니면버릴까?

이것이오늘아침나에게주어진가장큰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