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밥
이가을남자가올가을금연하면서

잠에취해비실거리다어느날아침뒷뜰로나가자

단풍은이미오래전에다떨어지고,감나무만풍성한

까치밥을나무에주렁주렁달고나를반겼다.

이른아침까치밥을먹고있는새는까치가아닌

이름모르는잡새,내가지켜보는것도

모르고달콤한감을콕콕찍어먹는다.

잡새에게먹히는감에서

나죽어불지옥으로떨어질때

불타는나무가지를잡고살기위해죽을힘을

다해발버둥치고

있는나를쪼아먹고있는

불지옥새처럼보이는이초겨울아침은

으시시하게다가와나를

무섭게덥친다.

아랫집돌배나무붉은단풍이

잠자다가놓친가을의잔상을

남겨주고떠나간무정한가을!

나를두고가버린가을을원망하며,

눈내리는올겨울밤.정든고향서울길가,개스불위에서

생선묵국물은부글부글끓어오르며,

하얀김이

포장사이로꾸역꾸역날아오르는

포장마차안에서,나홀로외롭게앉아,못마시는소주라도

한잔마시며,나를집신짝처럼길가에던저버리고떠나간

마음씨고왔든갱상도아지매,

전라도아가씨,경기도까투리,

서울깍쟁이,금발의파란눈의아가씨들을

떠올리며,한잔술에취해

오늘밤,나홀로술을마시는이유를

생각해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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