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 만나면 반갑지 않은 세상

감나무에걸어놓은수은주가화씨100도까지올라간다.

공식온도는94도,현실온도와6도의차이가난다.

공식과현실의온도차이가왜이렇게나는지

나는도무지이해할수가없다.

갓태어난게이코새끼한마리가벽돌담벼락에붙어서

펄펄달아오른벽돌의열기를견디지못하고한발씩

돌아가며들고혀를내밀고할닥이고,하늘높은줄모르고

자란배나무끝에서제철만난말매미한마리가앉아

목청높여소리처운다.

집밖으로나가면모기들이인정사정도없이물어뜯는다.

몇일전,공짜로얻어온두툼한동포주간지를광고까지모조리

읽고,죽죽찟어바비큐통에넣고모기불피우려고불붙여

후후불때,확하며주간지에불이붙는순간누린내가

코를찔렀다.불길에바른쪽손등과팔뚝에수북이난

털과눈섭까지타버려순식간에꽁지빠진장닭신세가

되였다.

딩딩딩,바른쪽귀에꼿은보청기가바테리수명이

다했다고경고음을들려준다.황토모래위에

터를닦고지은집뒷뜰장미밭에어제밤물을

주자한낮의장미밭은붉은속살의황토빛을

드러내놓고이글거리는택사스의열기와싸우고있다.

7-8월택사스는비가별로오지않는다.

어쩌다길잃고하늘을헤메이든성난먹구름이

지나가다심술이나는지참고있든오줌을누둣

심술맏은장대빗줄기를퍼붓다가,그래도심술이

안풀리면남쪽에서올라온습한공기와눈이맞아

반갑게두손마주잡고우리이게얼마만인가,반가워

껴앉고빙글빙글돌면서토네이도를만들어닥치는대로

휘갈기고지나간다.

집안이너무춥다고느껴질때,차고로나가공짜싸우나로

땀을쭉빼고뒷들로나가감나무믿에앉아

차한잔마실때면,한하운님의

가슴을에이는처절한시가떠오른다.


가도가도붉은황톳길

숨막히는더위뿐이더라.
낯선친구만나면.우리들

문둥이끼리반갑다.

천안(天安)삼거리를

지나도수세미같은해는

서산에남는데
가도가도붉은

황톳길숨막히는더위

속으로절름거리며가는길.

신을벗으면버드나무밑에서

지까다비를벗으면발가락이
또한개없어졌다.앞으로남은

두개의발가락이잘릴때까지가도
가도천리(千里),먼전라도길.

전라도길-소록도로가는길

-한하운

한하운님의전라도길-소록도가는길을읽을때마다떠오르는황토길은사진의

황토길과닮앗겠지.
전생에무슨죄를지어서한여름이면월남의더위빰치는
이땅에서,같은처지의동포만나면반가움에앞서
좌우따지고,혹시저넘이나에게사기를칠넘인가도
살펴야되는정들지않는땅을뒤로하고고향으로돌아가
강원도아니면지리산이름모르는산골짜기에들어가 몇년앉아내팔자가왜이렇게고팔픈지생각해보며 토굴에앉아있으면도통을하든가,아니면 잡신이라도강림해점쟁이가되여시골길정자나무믿에 앉아,지나가는과객의점이나공짜로봐주며 얼마남지않은한세상사는것도괜찮겠지. . 딩동댕,보청기바테리가마지막숨을거두며 경고움을울리자배나무꼭대기에서힘차게 울든매미소리도뚝그친다. 쏘고또쏘았든내가사랑하는소총의 소음에귀가먹어귀에꼿은이노병의보청기에 새바테리를끼워주러집안으로들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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