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베버의 방식 사르트르의 방식

[책과지식]결혼,베버의방식사르트르의방식

[중앙일보]입력2012.05.1200:00/수정2012.05.1200:06

 지성인의결혼
 한넬로레슐라퍼지음
김선형옮김,문예중앙
328쪽,1만5000원

흥미로우면서도진지한책이다.흥미롭다는것은등장인물의내밀한삶을엿볼수있는덕분이다.

 사회학의아버지라불리는막스베버는아내마리안네와‘동반자적결혼’을꿈꿨다.“나는당신에게엄격할것이고당신을봐주지않을것이오”라고했던그는아내가무슨책을읽는지틈틈이확인했고자신의강의를듣게했다.덕분에마리안네베버는여성해방운동의선구자가됐다.하지만정욕을억누르지못했던베버는자신의첫여제자엘제야페와연인관계였다.

 대학교수의아내였던엘제야페는성해방주의를부르짖던정신분석학자오토그로스의아이를갖기도한신여성이었는데그녀의남편이이아이를입양할때베버는그대부가됐다.엘제야페가자신의여동생과그로스의밀회를도왔다는이야기는제쳐두더라도베버의임종을지킨아내와연인은이후죽을때까지함께살았다.

 베버만막장드라마보다더드라마틱한결혼생활을한게아니다.베버,극작가브레히트와더불어책의축을이루는프랑스실존주의철학자장폴사르트르도마찬가지다.그는1964년노벨문학상수상을거부한것으로도유명하지만이후시몬드보부아르와의‘자유결혼’으로도1960년대젊은이의선망의대상이됐다.1928년첫만남에서80년사르트르가세상을떠날때까지,서로동등한권리를존중하면서결혼은하지않은이세기의커플은한때이상적남녀관계의대명사로꼽히기도했다.상대방이다른사람과육체적관계를맺는것까지도용인한이들의이야기는꽤널리알려졌지만그것이전부가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