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12.05.1423:17/곽아람기자
제24회이중섭미술賞오숙환
광활한캔버스…오로지黑白,사막·별·구름등대자연담아…"어둠깊어야빛이아름답죠"
광활한캔버스…오로지黑白,사막·별·구름등대자연담아…"어둠깊어야빛이아름답죠"
‘먹으로빛을그리는화가.’
오숙환은1981년제30회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한지에수묵으로판자촌불빛을그린’휴식’으로대상을받았다.이후1990년대초반의’사막’시리즈,1990년대중반’바람’시리즈등자연을주제로작업해왔다.폭1m이상의넉넉한화면에자연의웅장함을표현하는것이오숙환작업의특징."90년대초반미국LA에서뉴멕시코까지자동차여행을했어요.사막벌판에빛이다양한표정을주는것,바람이움직이면서사막에모래무늬를만드는것을보면서’나’란존재가거대한자연과공감하고대화하는듯한느낌을받았어요.’사막’과’바람’을계속해서그리게된것도그때문입니다."
동양화가들도대개서양식재료로선회하는요즘,그는드물게수묵을고집한다.채색을거의하지않은그의화면은먹의검정과종이의흰색,흑백(黑白)의대비로만이루어진다."그래서제작품이시장에선인기가없죠.시커멓고커다란데다장식성이라곤없으니까.90년대초채색작업만으로소품전을했더니몽땅다팔리더라고요.전시에서매진된건그게유일합니다.(웃음)초기빛작업에서색을배제한건,혹시라도다른색깔이들어가면빛표현에방해가될까싶어서였죠.이후잠시색을쓰다다시먹으로돌아왔어요.색때문에먹특유의부피감과부드러운효과가죽는것같아서요."
오숙환의이화여대연구실벽엔먹으로바위·산·물등의형태를그린종이가잔뜩붙어있다.요즘작업중인백두산천지(天池)풍경의밑그림이다.좀더넓고깊게그리려고세번이나고쳐그리고있지만정작그는천지에한번도가본적이없다.화가마음속자연을그리는동양화전통의’흉중산수(胸中山水)’인셈.그는"’천지’의이미지를그릴뿐천지자체를그리는건아니다.내가마음을다해자연을생각하고그리면,실제자연을본것보다더좋은이미지가나오기도한다.대지,하늘,별들의운행,구름,바람….복잡하고오묘한자연을한부분,한시점에서붙잡아구상적으로그리는것은불가능하다.내작업이추상과구상의중간쯤에있는것은그때문"이라했다.
오숙환에게이중섭은40여년전부터가슴에품어온이름이다.대학생때인70년대초,이중섭의생애를주제로한전시회를관람하고깊은인상을받았다는그는"당시이중섭의사진·편지등을보면서’나도이중섭처럼훌륭한화가가되었으면’했다.그꿈이이런식으로이루어지다니신기하면서도감동적"이라고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