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2년 5월 19일

그사람을가졌는가

만리길나서는길
처자를내맡기며
맘놓고갈만한사람
그사람을그대는가졌는가

온세상다나를버려
마음이외로울때에도
‘저맘이야’하고믿어지는
그사람을그대는가졌는가

탔던배꺼지는시간
救命袋서로사양하며
‘너만은제발살아다오’할
그사람을그대는가졌는가

마지막숨넘어오는순간

그손을부썩쥐며

‘여보게이조선을할’

그사람을그대는가졌는가

不義의死刑場에서
‘다죽여도너희세상빛을위해
저만은살려두거라’일러줄
그사람을그대는가졌는가

잊지못할이세상을놓고떠나려할때
‘저하나있으니’하며
빙긋이웃고눈을감을
그사람을그대는가졌는가

온세상의찬성보다도
‘아니’하고가만히머리흔들그한얼굴생각에
알뜰한유혹을물리치게되는
그사람을그대는가졌는가

가졌거든그대는행복이니라

그도행복이니라

그들을가지는이세상도행복이니라

그러나없거든거친들에부끄럼뿐이니라

그사람을가졌는가/함석헌/1947년7월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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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所有의문제는사람들이이세상을살아가면서

갖게되는필요충분한당위성의문제입니다.

사람들은그소유의문제로인하여

희노애락喜怒愛樂의교차점에서게됩니다.

인간사의대부분은여기에서출발합니다.

이거부인할사람은이세상에없을것입니다.

다좋은데문제는이소유가물질錢이고

단순한물질이아니고

물신物神물귀신物鬼神이라는데있습니다.

이소유의문제가신神으로등극을해서

사람들위에왕으로군림하는데

누구한사람뭐라하지않습니다.

물질뿐이나아니라권력욕이나명예욕도그러하지요.

그런데,이모든것은변화무상한것이지요

그런데이모든것에서가장중요한게빠져있습니다.

가장진실하거,정신,진리,가치,변하지않는거,믿음

소망,사랑이빠져있습니다.

이것들이빠지면생명이없는시체나로봇에불과하지요.

이것을소유한사람을그대는가졌는가라고시인은묻고있습니다.

나는가졌느냐?

너는가졌느냐?

우리는가졌느냐?

갖지못했다면헛살았으니

그렇게살지말라하는것이지요.

시인은우리에게부드러우면서날카로운질문을던지고있습니다.

자유와민주를위하여자기시대를충실하게살다간

시인의목소리입니다.

이시에서는’사랑’이라는화두가끝나지않고있지요.

사랑이라는시어가한번도쓰이고있지않지만

끊임없이사랑을이야기하고있습니다.

요즈음이만한문인文人이있을까..

요즈음이만한문필가文筆家가있을까..

올곧게젊은이들에게세상사람들에게영향을미치는

담대한목소리가있을까를생각해봅니다.

어쩌구저쩌구떠들어대는입만살아서

인기에영합하는돈벌이가되니까

어느특정세력특정지역을위하여봉사하는

그것의보존유지를위해서

몇만몇십만하지만

헛명예에눈먼자들로만보이는지..

사람이없다는한탄이나옵니다.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않는이리저리휘둘리지않는

불편부당의입장에서자기밥그릇챙기기에연연치않는

올곧은우리시대의시인문인문필가가있어야합니다.

진실한사랑이라는화두話頭는세상이존재하는한

가장귀한가치로남아있을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