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야기입니다.
전화를 받으니 집에 있다는 걸 확인하고는
두 사람이 오더니 잠시 이어서 또 두 사람이 왔습니다.
황당하고 당황스러웠습니다.
또 이어서 한 사람이 더 왔습니다.
자기들끼리 그렇게 하기로 하고 온 것이지요.
선물이라고 이런 거 저런 거 사 왔으니
이왕 온 거 감사하다고 해야 되겠지요.
이런 경우 대부분 자기들이 알아서 밥값을 냅니다.
주인은 안내만 하면 됩니다.
鰍魚湯추어탕을 곧잘하는 집이 있습니다.
그리로 안내했습니다.
삼계탕으로 대신한 한 사람 말고는 다들 만족해했고
삼계탕도 잘하는 집이니 불평할 게 없습니다.
다들 나보다 한참 어른들이고 친척들이니
그들의 대화를 듣는 편에 속합니다.
그들이 우리 집으로 침략한 것은
날 잡아 소풍 나온 것인데
나를 어여삐 여겨 끼워준 것이지요.
식후 한강변 까페에서 커피를 마셨습니다.
밥먹을 때도 좀 이상했지만 까페에서도 좀 이상했습니다.
그 여자분은 상당히 똘똘하신 분이고
자식들도 잘 키웠고 남편은
영화사에서 오래 일한 능력 있는 남자인데.
그 여자분!
雉媒치매 초기 증상이었습니다.
착한 치매라고 하던가요.
아직은 남편의 보호 아래 있으니.
칠십 대 초반의 나이.
그만하면 좋으련만 치매는 계속 진행되겠지요.
그 후의 일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치매가 왜 손님으로 가장하여 불청객으로 찾아오는 걸까요?!
어느 날들에 겪었을 背信배신, 離別이별, 심각한 苦難고난…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나는 거 아닐까요?!
당사자만이 아는 삶의 逆境역경을 수없이 지나면서 얻게 되었을
망각하고 싶었던 시간들의 蓄積축적들의 반란이
老化노화가 찾아오면서 터지는 거 아닐까..
百壽백수하는 시대라고 하니
치매라는 불청객은 우리 사회를 더 괴롭게 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가정이 감당하기 힘들 것입니다.
백수 시대가 가져오는 국가가 나서야만 해결될 문제인 거 같습니다.
감성적으로 생각하면 각 가정이 집에서
모셔야 하지만 그거 결코 쉬운 거 아닙니다.
집안 어른으로서의 自矜자긍 존엄 자존감을 잃어버리고
추하고 부담스럽고 냄새나는 존재로 남아야 하는.
가정의 기쁨과 여유를 소멸시키는.
치매라는 거 때문만이 아닙니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백수가 아니라
노인병원 요양원 병상에서 보내는 백수라면.
참으로 難題난제입니다.
오래전 건망증이 왜 생기나를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세월이 가면서 많은 기억을 머리에 저장하게 되겠지요.
기억 저장의 총량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한계를 넘어서니 건망증이 생긴다고.
장수하다 보니 그래서 치매가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생각도 들게 하니.. 참!! ㅎㅎ
머리에 過負荷과부하가 일어나니 혼란스러워지다가
정지되는 거 아닐까..
그래서 머릿속이 하얗게 되고 집 나가면 돌아오지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