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지 :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와석리 913
[蘭皐(난고) 김삿갓 박물관 내부 안내데스크]
[영상실]
일층엔 영상실이 있어서 김삿갓의 생애를 상영한다.
총 66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파란만장했던 김삿갓의 생애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詠笠(영립)
浮浮我笠等虛舟(부부아립등허주)
가뿐한 내 삿갓이 빈 배와 같아
一着平生四十秋(일착평생사십추)
한번 썼다가 사십 년 평생 쓰게 되었네.
堅輕裝隨野犢(목수경장수야독)
목동은 가벼운 삿갓 차림으로 소 먹이러 나가고
漁翁本色伴沙鷗(어옹본색반사구)
어부는 갈매기 따라 삿갓으로 본색을 나타냈지.
醉來脫掛看花樹(취래탈괘간화수)
취하면 벗어서 구경하던 꽃나무에 걸고
興到携登翫月樓(흥도휴등완월루)
흥겨우면 들고서 다락에 올라 달 구경하네.
俗子依冠皆外飾(속자의관개외식)
속인들의 의관은 모두 겉치장이지만
滿天風雨獨無愁(만천풍우독무수)
하늘 가득 비바람쳐도 나만은 걱정이 없네.
자신의 조부를 탄핵하고 시작한 방랑 생활.
언제나 벗이 되어 주며 비바람에도 몸을 보호해 주는 삿갓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삿갓의 풍자 詩를 병풍으로 만들어 2층 복도에 세워두웠다.]
可憐妓詩(가련기시)
기생 가련에게
可憐行色可憐身(가련행색가련신)
가련한 행색의 가련한 몸이
可憐門前訪可憐 (가련문전방가련)
가련의 문 앞에 가련을 찾아왔네.
可憐此意傳可憐(가련차의전가련)
가련한 이 내 뜻을 가련에게 전하면
可憐能知可憐心(가련능지가련심)
가련이 이 가련한 마음을 알아주겠지.
離別(이별)
可憐門前別可憐(가련문전별가련)
가련의 문 앞에서 가련과 이별하려니
可憐行客尤可憐(가련행객우가련)
가련한 나그네의 행색이 더욱 가련하구나.
可憐莫惜可憐去(가련막석가련거)
가련아, 가련한 이 몸 떠나감을 슬퍼하지 말라.
可憐不忘歸可憐(가련불망귀가련)
가련을 잊지 않고 가련에게 다시 오리니.
김삿갓은 함경도 단천에서 한 선비의 호의로 서당을 차리고
3년여를 머무는데 가련은 이 때 만난 기생의 딸이다.
그의 나이 스물 셋. 힘든 방랑길에서 모처럼 갖게 되는 안정된 생활과
아름다운 젊은 여인과의 사랑, 그러나 그 어느 것도 그의 방랑벽은 막을 수
없었으니 다시 삿갓을 쓰고 정처없는 나그네 길을 떠난다.
풍자와 방랑의 시인으로 알려져있는 김삿갓.
그에게는 오히려 맑은 서정과 인간 본연의 순수함이 묻어나는
작품들이 더 많다고한다.
無等山(무등산)과 赤壁江(적벽강)
無等山高松下在(무등산고송하재)
무등산이 높다더니 소나무가지 아래 있고
赤壁江深沙上流(적벽강심사하류)
적벽강이 깊다더니 모래 위에 흐르는 물이더라.
풍자시로 분류되는 ‘무등산과 적벽강’도
따지고 보면 한 편의 풍경시요, 서정시에 더 가깝다한다.
하찮은 풍광도 그를 만나면 절경이 되고 평범한 사람도 가인이 된다.
애절한 눈물과 한숨도 한 줄기 노래가 되어 뭇 사람의
가슴을 후벼 파는 김삿갓의 시는 짙은 서정시라 할 수 있을 것같다.
[난고문학관 현판]
[기획전시실 내 조각작품]
月白雪白天地白(월백설백천지백)
달도 희고 눈도 희니 천지가 희고
山深水深客愁深(산심수심객수심)
산도 깊고 물도 깊어 객수도 깊구나
짧은 시어 속에 전하고 싶은 마음은 다 전해진
간결하게 쉬운 글자들로만 시를 지었으면서도 달밝은 밤
깊은 계곡속의 나그네의 심정을 이리도 잘 표현했을까요.
너무 어렵고 난해한 시보다는, 쉬우면서도 읽는 즉시
마음으로 전달되어지는 것. 詩(시)란 이런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삿갓 연구에 평생을 바친 고 정암 박영국 선생의 연구자료 및 유물뿐 아니라
金玉(금옥), 黃綠此集(황녹차집), 東國詩(동국시), 必携集(필휴집), 海東詩選(해동시선),
大東埼聞(대동기문), 大東詩選(대동시선) 등 김삿갓과 관련된 서적이 전시되어 있다.
[난고문학실]
1939년 이응수作의 김립시집외 구한말에서 현대까지 각종 서적, 간행물,
논문, 잡지 등이 전시되어 있는 곳으로, 자료독서공간과 자료검색공간이 있다.
[난고 문학실]
嘲山村學長(조산촌학장)
산골 훈장을 놀리다.
山村學長太多威(산촌학장태다위)
산골 훈장이 너무나 위엄이 많아
高着塵冠揷唾排(고착진관삽타배)
낡은 갓 높이 쓰고 가래침을 내뱉네.
大讀天皇高弟子(대독천황고제자)
천황을 읽는 놈이 가장 높은 제자고
尊稱風憲好明주(존칭풍헌호명주)
풍헌이라고 불러 주는 그런 친구도 있네.
每逢兀字憑衰眼(매봉올자빙쇠안)
모르는 글자 만나면 눈 어둡다 핑계대고
輒到巡杯籍白鬚(첩도순배적백수)
술잔 돌릴 땐 백발 빙자하며 잔 먼저 받네.
一飯횡堂生色語(일반횡당생색어)
밥 한 그릇 내주고 빈 집에서 생색내는 말이
今年過客盡楊州(금년과객진양주)
올해 나그네는 모두가 서울 사람이라 하네.
風憲(풍헌)은 조선 시대 鄕職(향직)의 하나.
김삿갓 사후 120년이 지남에 따라 세상에서 잊혀져 가던 것을
1982년 10월 17일 향토사학자 정암 박영국옹이 이를 찾아내서 세상에 알리게 되었다.
이응수 선생은 김삿갓의 시문은 세계수준이라고 주장하였고,
그의 시를 묶어 ‘김립시집’을 출판하였다.
이 두 분이 아니였다면, 아마도 우린
난고 김삿갓에 대한 것을 알지도 못하였을 뿐 아니라,
귀중한 우리의 문화와 조선문학사에 우뚝선 ‘大 詩仙(대 시선)’을 잃을 뻔 하였다.
[자료실]
김삿갓이 입고 신었을 법한 갓, 신발, 삿갓, 두루마기 등과 함께 팔도전도,
뮤지컬김삿갓 비디오테이프 및 각종 김삿갓 캐릭터 물품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김삿갓의 출생, 성장, 사망 과정 등과 더불어 김삿갓 주거지 복원 모형,
김삿갓 가계도, 김삿갓 시, 방랑생활 당시 지었던 시 등이 전시되어 있다.
[자료실 내 자료들을 애니메이션으로 올립니다.]
김삿갓이 어느 집 앞을 지나는데, 그 집 아낙이
설거지물을 밖으로 휙~ 뿌린다는 것이 그만 ‘김삿갓’에게 쏟아졌다.
구정물을 지나가던 客(객)이 뒤집어썼으니 당연히 사과를 해야 마땅하지만,
삿갓의 행색이 워낙 초라해 보이는지라 이 아낙은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없이
그냥 돌아선다.
그래서 삿갓은 욕을 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상스런 욕을 할 수는 없어서 단 두 마디를 했다. “해. 해.”
이게 무슨 욕인가?
그러나 잘 풀어보면 해=年(년)이니까 “해. 해.”
그러면 ‘年(년)’字(자)가 2개니까 2年(=이 년!)이던지 아니면
두 번 연속이니까 雙(쌍), 곧 ‘雙年(쌍년)’이 된다.
그에 관한 일화나 유머와 재치, 해학에 가득 찬 멋진 시가 어디 한 두 개인가?
한 농부의 처가 죽어 그에게 부고를 써달라고 하자
‘柳柳花花(유유화화)’라고 써주었다는 얘기는 전국민들이 외울 정도이다.
‘버들버들하다가 꼿꼿해졌다’는 뜻이 아닌가?
이처럼 한자를 빌어 우리말을 표현하기도 하며 한시를
한글의 음을 빌어 멋지게 풍자하고 조롱하는 그의 솜씨는
우리나라 고대문학사에서 따라올 사람이 없다.
[모형으로 복원한 옛 난고 김삿갓이 살던 집]
無題(무제)
四脚松盤粥一器(사각송반죽일기)
네 다리 소반 위에 멀건 죽 한 그릇.
天光雲影共排徊(천광운영공배회)
하늘에 뜬 구름 그림자가 그 속에서 함께 떠도네.
主人莫道無顔色(주인막도무안색)
주인이여, 면목이 없다고 말하지 마오.
吾愛靑山倒水來(오애청산도수래)
물 속에 비치는 청산을 내 좋아한다오.
손님 접대로 내놓은 초라한 멀건 죽 위에
산 그림자가 비친 모습을 보고 자신의 방랑하는 삶과
가난한 처지를 자연 속에서 즐기려는 마음을 나타내며,
좋은 것으로 대접하고 싶어도 내 놓을게 없어서 안타까워 하는
농군의 미안해 하는 농군의 마음과 자신의 처지를 위로한 詩(시)
데레사
2016년 4월 19일 at 6:41 오전
꼭 한번 가봐야지….
5월말쯤 강원도쪽으로 다녀올까 계획중이거든요.
탱큐
초아
2016년 4월 19일 at 6:46 오전
그렇게 하셔요.
제가 다녀온지는 꽤 되었거든요.
올려주시는 포스팅에서 다시 한번
둘러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