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낮의 오솔길
어제는
그이랑 산길을 가다
산 속 깊이 숨어 피어있는 야생화를 보았습니다.
이름도 나이도
알 수 없지만
해마다 봄이면 피어나는 무언의 약속
꽃과 잎 사이로
벌 나비 날고
산더덕 칡뿌리 도라지 냄세
살랑이는 바람결에
묻어왔습니다.
걷고 또 걸어 하루를 걸어도 좋습니다.
한낮의 햇볕은
그늘진 어둠까지
환하게 밝은 등 하나 켰습니다.
한 모롱이 돌다
그리움처럼 나타나는
누군지 모르는 무덤가에도 노랑나비 팔랑이고
살아생전
잊을 수 없는
그리움이 비집고 올라옵니다.
향긋한 풀 냄새
건듯 부는 바람
당신은 그렇게 내게로 오실 수 없나요.
언제나
막다른 길
그 끝에는 당신이 계시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