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저항시인 이상화 고택

소재지 : 대구광역시 중구 계산동 2가 84번지

20161230_150226[이상화 고택 전경]

20161230_151237[고택옆 한복체험관 전경]

20161230_150236[안내판과 고택 전경]

아파트 아래 시간이 머문듯한 도심 속
골목 한켠에 마치 다른 세상인양 고택이 자리하고 있다.

20161230_150256a[상화를 더 만날 수 있는 곳 안내도]

20161230_150303[근대로의 여행 안내도]

20161230_150315a[근대문화골목 촉지안내도]

20161230_150350a[이상화 고택 현판]

20161230_150331[출입구쪽에서 담은이상화 고택 전경]

20161230_150344a[이상화 고택 안내판 글 내용]

20161230_150414[대문에서 담은 고택 전경]

20161230_150408[안채 전경]

일제당시 민족시인이었던 이상화 선생 고택과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한 서상돈 선생의 고택은 대구시 중구 계산동에
서로 이웃하고 있으며 그동안 지역에서는 이들 고택에 대한 보존운동이
펼쳐져 대구시민의 오랜 숙원이 이루어졌다.

20161230_150451[사랑채 전경]

20161230_150439a[사랑채 앞에 놓인 자료와 방명록]

20161230_150509[안채 전경]

李相和(이상화, 1901~1943) 본관은 경주.
아호는 想華(상화) 尙火(상화) 白啞(백아) 無量(무량)을 썼다.

한국 현대시의 이정표를 세운 민족시인 이상화는
아버지 時雨(시우)와 어머니 金愼子(김신자)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20161230_150523a[사랑채 내부]

큰형 상정은 독립운동가이다.
5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큰아버지 一雨(일우)에게 교육을 받았다.

1916년 경성중앙학교에 입학해 1919년 수료하고,
강원도 일대를 방랑하기도 했다.

20161230_150530a[대청]

3.1운동이 일어나자 대구학생운동에 참여하고
백기만과 함께 거사하려다 사전에 발각되어 잠시 서울에 피신했다.

1921년 현진건의 추천으로 ‘백조’ 동인으로 창간호에
시를 발표하고 3호에는 ‘나의 침실로’를 실었다.

20161230_150537a[안방 내부]

1922년 프랑스 유학을 목적으로 도쿄(東京)로
건너가 아테네 프랑세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하다
관동대지진으로 귀국하였다.

신간회 대구지회 출판간사로 있으며 독립운동 자금
마련을 위한 사건에 연루돼 대구경찰서에 구금되기도 했다.

‘역천’ ‘나는 해를 먹다.’ ‘서러운 해조’ 등을 발표하고
백씨 이상정 장군을 만나러 중국을 유람하고 돌아와 경찰에 구금됐다.

말년에 위암으로 4년간 투병하시다가 이 방에서 운명하셨다.

많은 사람들은 그를 기억하며, 더 많은 시간이 흘러도
아니 역사가 살아있는 한 그의 생각과 사상과 詩(시)들은 전해질 것이다.

국민훈장 애족장이 추서되고 죽순문학회서 ‘상화시인상’이 제정됐다.

20161230_150544[詩碑(시비) 전경]

1926년 ‘개벽’ 6월호에 발표된 시인의 대표작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일제강점기의 민족현실을
‘빼앗긴 들’로 비유하여 노래한 민족시이다.

비록 국토는 잠시 빼앗겼다 해도 우리에게 민족혼을
불러일으킬 봄은 빼앗길 수 없다는 의지를 보여준 시로서,
일제에 대한 강한 저항의식을 담고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시비를 ‘나의 침실로’
12연 중 11연을 새긴 상화시비가 1948년 3월 14일
달성공원에 세워졌다.

천안독립 기념관과 대구 두류공원 인물 동산 및
수성못가에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비를 세우고
두류공원에 동상을 건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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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칼날에 맞선 저항시로
나라 잃은 민족의 해방을 부르짖은 독립투사로
학생들에게 민족을 깨우쳐주던 스승으로
짧은 생을 불태운 시인 이상화

봄이 오기를 목 놓아 노래했던 시인 이상화는
제국주의 지배의 모순을 드러내며 현실 사회의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벌인 저항서인이다.

암울했던 일제시대 민족 광복을 위해
저항정신의 횃불을 밝힌 ‘나의 침실로’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부단한 시작활동을 통해 치열한 저항정신을 보여주었고
동시에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가 바탕이 된
투명하고 아름다운 시적 완성을 이루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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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ㅡ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어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발자국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에 아씨같은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쁜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야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들이라 다 보고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우습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에 잡혔나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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逆天(역천) / 이상화

이때야말로 이 나라의 보배로운 가을철이다.
더구나 그림과도 같고 꿈과도 같은 좋은 밤이다.
초가을 열나흘 밤 열푸른 유리로 천장을 한 밤
거기서 달은 마중 왔다 얼굴을 쳐들고
별은 기다린다 눈짓을 한다.
그리고 실낱같은 바람은 길을 끄으려 바라노라
이따금 성화를 하지 않는가

그러나 나는 오늘밤에 좋아라 가고프지가 않다.
아니다 나는 오늘밤에 좋아라 보고프지도 않다.

이런 때 이런 밤 이 나라까지 복되게 보이는 저편 하늘을
햇살이 못 쪼이는 그 땅에 나서
가슴 밑바악으로 못 웃어 본 나는 선뜻만 보아도
철모르는 나의 마음 홀아비 자식 아비를 따르듯
불 본 나비가 되어
꾀이는 얼굴과 같은 달에게로 웃는 이빨 같은 별에게로
앞도 모르고 뒤도 모르고 곤두치듯 줄달음질을 쳐서 가더니.

그리하여 지금 내가 어디서 무엇 때문에 이 짓을 하는지
그것조차 잊고서도 낮이나 밤이나 노닐 것이 두려웁다.

걸림 없이 사는 듯하면서도 걸림뿐인 사람의 세상ㅡ
아름다운 때가 오면 아름다운 그때와 어울려
한 뭉텅이가 못 되어지는 이 살이ㅡ
꿈과도 같고 그림과도 같고
어린이 마음 위와 같은 나라가 있어
아무리 불러도 멋대로 못 가고
생각조차 못하게 지천을 떠는 이 설움
벙어리 같은 이 아픈 설움이
칡덩쿨같이 몇 날 몇 해나 얽히어 틀어진다.

보아라 오늘밤에 하늘이 사람 배반하는 줄 알았다.
아니다 오늘밤에 사람이 하늘 배반하는 줄도 알았다.

20161230_150611[계산예가 쪽에서 담은 고택 전경]

본 고택은 이상화가 말년(1939~1943)을 보낸
역사적인 장소로 이상화의 숨결이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더 많은 시간이 흘러도 아니 역사가 살아있는 한
그의 생각과 사상과 詩(시)들은 전해질 것이다.

20161230_151019[이상화고택과 서상돈고택 전경]

대구시민의 오랜 숙원이던 독립 운동가이며
시인으로 유명한 이상화. 국채보상운동의 선구자셨던
서상돈 고택이 2008년 복원 개관 되었다.

 

2 Comments

  1. 데레사

    2017년 1월 7일 at 9:12 오전

    대구에 역사적인 흔적이 많이 남아 있군요.
    학창시절,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애송했었지요.
    이렇게 나라사랑이 절절했던 옛 선인들을 보며
    오늘의 우리를 반성합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 초아

      2017년 1월 7일 at 10:52 오후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대구 도심지에 역사적인 흔적들이 많이도 있었지만,
      몰랐던 부분들도 많아서 요즘 찾아서 들려보곤 한답니다.
      아무래도 두어차례 더 들려야 할 것 같습니다.
      다녀오는대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주말 잘 보내셔요. 월요일날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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