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의 끝

@산록도로가의제주다원

@정감스런다기들

@여심을사로잡은꽃병

@안개자욱한제주다원녹차밭

"그여름나무
백일홍은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폭풍에도
그다음폭풍에도
쓰러지지않아
쏟아지는우박처럼
붉은꽃들을매달았습니다.


그여름나는
폭풍의한가운데있었습니다.
그여름나의절망은장난처럼
붉은꽃들을매달았지만
여러차례폭풍에도
쓰러지지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타올라
불을뿜는나무
백일홍억센꽃들이
두어평좁은마당을
피로덮을때
장난처럼
나의절망은끝났습니다"

그여름의끝/이성복

지독한무더위가진정여름다웠던여름,

자연의작은입김에도견디지못하는

인간이얼마나허약한가

휘어져가는여름끝자락에서

보내는아쉬움도크다.

세월,그것은정말바람같이지나간다.

꽃피는봄을지나낙옆지는가을,

성탄이있는겨울까지

그러면어느새내년도문턱이겠지

감각과무의식을깨우쳐주는자연,

추억과기억과그리고낭만까지

생의곡선과생의뒷면이없다면

얼마나삭막할까

살아있기때문에기쁘고슬프고

살아있기때문에시리고훈훈한

삶의향기를확인할수있는세상이

얼마나아름다운가

우리는언제나무지개꿈을꾼다

그꿈이설령이루지지않는다해도

끝내버리지못하고사는건

또다시오는봄때문아닐까,

07/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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