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말
BY 파도의말 ON 3. 6, 2008
"우리모두떠난뒤
내영혼이당신옆을스치면
설마라도봄나뭇가지흔드는
바람이라고생각하지마
나오늘그대알았던
땅그림자한모서리에
꽃나무하나심어놓으려니
그나무자라서꽃피우면
우리가알아서얻은모든괴로움이
꽃잎되어서날아가버릴거야
꽃잎되어서날아가버린다
참을수없게아득하고
헛된일이지만
어쩌면세상모든일을
지척의자로만재고살건가
가끔바람부는쪽으로귀기울리면
착한당신,피곤해져도잊지마,
아득하게멀리서오는바람의말을."
마종기/바람의말
요즘조선닷컴의애송시100편을읽어가는재미가솔솔하다
오늘아침에만난"바람의말"
이제는아득한기억이지만
바람의섬제주에터를잡고
그날의첫밤,
유령소리처럼들리던그바람소리는
마치상처난심장과내장을도려내는
칼바람소리로한숨도잠들지못하게했다
이제그바람소리는
어느땐영혼의진동으로
어느땐사랑의떨림으로
인생의덧없음이
지나가는세월앞에
그냥흘러가는바람같다
그렇게사철관계없이때부는바람은
언제나적막한내공간에
어느새작은위로가되어
오히려바람소리없는날엔
심심할정도로벗이되었다
"언제라도시를쓰고싶으면
나를부르렴
어느계절이나
나는네게달려갈
준비기되어있단다
나의걸음은
네게로달려가는내마음보다도빠르단다"
이해인수녀님의"바람이내게준말"이다
바람,나도그대처럼날수만있다면
차가운겨울바람도따뜻하게품을텐데
오늘밤도어떤모양이든불어올테지..
08/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