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날

▲일러스트=잠산

모란이피기까지는
나는아직나의봄을기둘리고있을테요
모란이뚝뚝떨어져버린날
나는비로소봄을여읜설움에잠길테요

오월어느날그하루무덥던날
떨어져누운꽃잎마저시들어버리고는
천지에모란은자취도없어지고
뻗쳐오르던내보람서운케무너졌느니
모란이지고말면그뿐내한해는다가고말아
삼백예순날하냥섭섭해우옵네다
모란이피기까지는
나는아직기둘리고있을테요찬란한슬픔의봄을

김영랑/모란이피기까지는

우리들의애송시마지막편,

‘모란이피기까지는’를읽다보니

아,이봄날마져허전하네

어쩌자고꽃은피어

들뜬속을헤집어놓는가

붙잡을수없는님을보내듯

가는세월을붙잡을수없네

이봄날

기다림은손에닿지않고

그리움은붉은눈빛되어

가슴속꽃으로피어나네

08/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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