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를 기다리며

▲일러스트=윤종태

"송알송알싸리잎에은구슬

조롱조롱거미줄에옥구슬

대롱대롱풀잎마다총총

방긋웃는꽃잎마다송송송

고이고이오색실에꿰어서


달빛새는창문가에두라고

포슬포슬구슬비는종일

예쁜구슬맺히면서솔솔솔"

권오순/구슬비

송알송알은구슬

초롱초롱옥구슬

포슬포슬구슬비

참예쁜비다

지금제주는일주일째비가온다

바람을몰고다니는장마비는

높은야자나무를마구흔들며

거센바람소리와함께무섭게쏱아진다

보슬보슬내리는구슬비는

서정적인감상에젖게한다

마음따라촉촉히젖어

지나온삶을추억하기도하며

꼭꼭닫어놓았던마음서랍하나

슬며시열기도한다

그러나

요즘비에는정서를느낄수가없다

땅이갈라지고하늘이갈라지는재앙

환경온난화의성난지구는비만오면

집중호우로돌변해사람이죽고사는

완전세상종말분위기다

이토록

자연의작은입김에도

견디지못하는우리인간의

허약한모습이새삼슬프다

여름날

폭풍우를치르고

바다는기쁨을닮고

나무는희망을닮고

무지개는기다림을닮은선물이다

08/06/24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